2018-05-20

해미가 시퍼런 마당에서 윗옷을 모두 벗어던진채 황홀히 춤을 추는 장면은,

'버닝’ 최고의 테이크이자 미장센이며,나에게는 소속감마저 일깨워 준다. 당신의 옆자리 또는 우리라고 부르는 이 거대한 세상에 소속된 느낌이 아니라, 나의 작고 시퍼렇지만 아주 가끔은 황홀한 세상에 내가 속해있음을 말이다.


해미는 대마초를 통해 가뿐히 넘어간다.

노을 마저 방금 사라진 시퍼런 하늘과 동네를 마주하고 윗옷을 벗어던진다. 고막을 움켜쥔 짙은 색소폰 소리에 그레이트 헝거인양 황홀히 몸을 맡긴다. 홀연 소리는 사라지고,해미는 이 세상으로 돌아 온 자신을 발견한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시퍼렇게 운다.


‘버닝’(2018) 8년만, 이창동 감독.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와 연결되어 있고, 다시 그것은 윌리엄 포크너의 ‘Barn Burning’과 연결되어 있다.고 들었다.

어떤지 지금부터 살펴볼까.

2018.5.17. 5:30-7:58pm 광주 충장로에서


Q. 글을 쓰는 시간이 즐거우신가요? (조지 플림턴이 1954년 5월 마드리드에서 물었다)

A. 무척이오.

- 헤밍웨이. Ernest Hemingway, US, 1899-1961


2018-05-15

"거침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것도 일어나고 있지 않다는 증표입니다."

"글쓰기를 멈춰야 한다는 증표이지요. 한 문장에서 다른 문장으로 넘어갈 때 어둠 속에서 헤매게 되면, 계속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 필립 로스 (Philip Roth, US, 1933-)


Q. 단락,문장,장면 중 어떤 것이 생각의 가장 기본 단위일까요?

A. 그것들을 서로 분리하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만,
저는 문장이 그 단위라고 생각하고 싶네요.
문장이야말로 작품이 매 순간 수행되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장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울리는지를 또한 듣고 싶어해요.

- 이언 매큐언 Ian McE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