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6

Poetry: '기도' - 타고르


기도

- 타고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자유를 찾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내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않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2013-07-25

music: 'The Sound of Silence' - Simon & Garfunkel // 'The Long And Winding Road' - Beatles



The Sound of Silence

- Simon & Garfunkel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나의 오랜 친구, 어둠이여 안녕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나는 그대와 다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왔어요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내가 잠들어 있는 사이, 가만히 들어온 환영이
Left its seeds while I was sleeping,
씨앗을 남겨 놓았기 때문이예요
And the vision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그리고 내 머리 속에 심어진 환영은
Still remains
침묵의 소리 한가운데에
Within the sound of silence.
여전히 남아 있어요


In restless dreams I walked alone
불안한 꿈속에서, 나는 조약돌이 깔린 
Narrow streets of cobblestone,
좁은 도로를 따라 가로등 불빛 아래를
'Neath the halo of a street lamp,
홀로 걸었어요
I turned my collar to the cold and damp
나는 차갑고 습한 공기 때문에 옷깃을 세웠죠
When my eyes were stabbed
강렬한 네온 불빛이
by the flash of a neon light
내 눈을 찔렀어요
That split the night
그 불빛은 밤의 어둠을 가르며
And touched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에 닿았어요


And in the naked light I saw
그리고 나는 드러난 불빛 속에서 보았어요
Ten thousand people, maybe more.
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아니 그 이상이었어요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사람들은 의미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며
People writing songs
목소리들이 함께 하지 않는
that voices never share
노래를 쓰고 있었어요
And no one dare
그리고 아무도 감히
Disturb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를 깨뜨리려 하지 않았어요


"Fools" said I, "You do not know
"바보들" 내가 말했어요, "당신들은 몰라요
Silence like a cancer grows.
암적인 침묵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Hear my words that I might teach you,
여러분을 가르칠 수 있도록 내 말을 들어 보아요
Take my arms that I might reach you."
여러분에게 닿을 수 있도록 내 손을 잡아요."
But my words like silent raindrops fell,
하지만 내 말은 침묵의 빗방울처럼 
And echoed
침묵의 우물 속으로 떨어져
In the wells of silence
메아리쳤지요


And the people bowed and prayed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이 만든 네온 신에게
To the neon god they made.
절을 하며 기도를 했어요
And the sign flashed out its warning,
그리고 그 네온사인은 그것이 만들어 내는 
In the words that it was forming.
단어로 번쩍이며 경고를 발했어요
And the sign said,
그 네온 사인은 말했죠
"The words of the prophets
"예언의 말은 
are written on the subway walls
지하철 벽과 하층민 아파트 벽에
And tenement halls."
씌여져 있다."
And whisper'd in the sounds of silence.
그리고 침묵의 소리 가운데 속삭였어요






The Long And Winding Road 

- Beatles




The long and winding road that leads to your door
당신의 문앞에 이르는 길고 험한 길은
Will never disappear.
결코 사라지지 않고
I've seen that road before,
전에도 본적이 있는길
It always leads me here,
언제나 여기로
Lead me to your door.
당신의 문앞으로 나를 인도해 주세요,


The wild and windy night that the rain washed away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성난 밤이면
Has left a pool of tears crying for the day
하염없는 눈물속에서 하루가 가고..
Why leave me standing here,
왜 여기 저를 세워두었나요.
Let me know the way
가야할 길을 알고 싶어요.


Many times I've been alone
혼자 였던 그 수많은 시간
and many times I've cried
그리고 울어야만 했던 그 시간들
Anyway you'll never know the many ways I've tried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당신은 모를거에요
But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winding road
그러나, 아직도 길고 험한 그 길 위에..
You left me standing here,a long long time ago
당신은 오래전부터 날 여기에 세워 두웠고...
Don't keep me waiting here,
여기서 날 기다리게 하지마요.
Lead me to you door
당신의 문으로 날 이끌어줘요


But still they lead me back to the long winding road
아직도 길고 험한 그 길 위에..
You left me standing here,a long long time ago
당신은 오래전부터 날 여기에 세워 두웠고..
Don't keep me waiting here,
여기서 날 기다리게 하지마요.
Lead me to you door
당신의 문으로 날 이끌어줘요

music: 'I Will', 'All You Need Is Love' - Beatles


I Will

- Beatles



Who knows how long I've loved you
내가 당신을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했는지 누가알겠어요
You know I love you still
당신은  내가 아직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걸 아세요
Will I wait a lonely lifetime
내가 평생을 외롭게 기다려야 할까요?
If you want me to, I will..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요..


For if I ever saw you
당신을 다시 만나
I didn't catch your name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But it never really mattered
그건 전혀 문제될게 없지요
I will always feel the same.
난 항상 똑같이 느낄테니까요


Love you forever and forever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어요
Love you with all my heart
내 맘을 다하여
Love you when ever we're together
어디서든 그대를 사랑하겠어요
Love you when we're apart.
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요


And when at last I find you
그리고 마침내 당신을 발견하면
Your song will fill the air
당신의 노래가 허공에 가득 차고
Sing it loud so I can hear you
내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주세요
Make it easy to be near you
당신에게 쉽게 가까이 가도록 해주세요
For the things you do endear you to me
당신의 행동은 내가 당신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요
You know I will
내가 그럴거라는 걸 당신도 알고 있지요
I will
내가 그럴거라는 걸요






All You Need Is Love

- Beatles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There's nothing you can do that can't be done.
불가능한 일은 당신이 할 수 없어요.
Nothing you can sing that can't be song.
부를 수 없는 노래는 당신이 부를 수 없어요.
Nothing you can say but you can learn how to play the game.
당신이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사랑하는 걸 배울 수는 있어요.
It's easy.
쉽거든요.


Nothing you can make that can't be made.
만들 수 없는 걸 당신이 어떻게 만들겠어요.
No one you can save that can't be saved.
구할 수 없는 걸 당신이 어떻게 구하겠어요.
Nothing you can do but you can learn how to be you in time.
당신이 할 일은 아무 것도 없지만 조만간 당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거에요.
It's easy.
어렵지 않아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이 필요한 건 사랑이에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에게는 사랑만 있으면 되요
All you need is love, love
당신께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에요
Love is all you need
사랑이 당신께 필요한 전부에요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Love


All you need is love
당신이 필요한 건 사랑이에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에게는 사랑만 있으면 되요
All you need is love, love
당신께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에요
Love is all you need
사랑이 당신께 필요한 전부에요


Nothing you can know that isn't known
알려지지 않은 걸 당신이 어떻게 알겠어요
Nothing you can see that isn't shown
보이지 않는 걸 당신이 어떻게 볼 수 있겠어요
Nowhere you can be that isn't where you're meant to be
당신이 의도하지 않은 장소에 있을 수는 없잖아요
It's easy
그건 어렵지 않아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이 필요한 건 사랑이에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에게는 사랑만 있으면 되요
All you need is love, love
당신께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에요
Love is all you need
사랑이 당신께 필요한 전부에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이 필요한 건 사랑이에요
All you need is love
당신에게는 사랑만 있으면 되요
All you need is love, love
당신께 필요한 건 사랑이 전부에요
Love is all you need
사랑이 당신께 필요한 전부에요

2013-07-24

서울에 있는 예술독립영화관, '씨네큐브' (광화문점, 2013.7.21)


오늘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올해들어서는 처음이다..
그런데 흔히들 가는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이 아니라, 
작고 소규모 상영이 이루어지는 '씨네큐브'란 곳에 찾아가서 보고 왔다.

씨네큐브는 서울에 있는 예술독립영화관 중 한 곳이다.
비슷한 곳이 서울에 6~7개 남짓 있다.
이 곳들은 말 그대로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독자적으로 배급 및 상영한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 기회를 잡지 못하고 쓰러져 갈 때에
이 영화관들이 부축해주고 자리를 마련해 주는 모습이다.

사실 대중들로부터는 상업성과 수익성이 높지 않은 영화들이다.
그래서 영화 시장 전반에서도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작품들을 상영하여 영화관을 운영할려고 하니
으레 영화관은 작아지게 되고. 상영 영화나 횟수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찾은 이 곳이 더 중요한 영화관으로 다가왔다.

나는 특별하지 않는 한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도 일년에 두세번은 가곤하는데,
내가 인상적으로 본 영화들의 국내외 감독들이 새로운 작품을 들고 오면
조금 고민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가서 본다.
국내 감독으로는 이창동 감독이 '밀양'과 '시'를 내놓았을 때 
개봉일에 맞춰 보러 갔던 기억도 난다.

올해들어서는 보고 싶었던 영화가 한 편 있었다.
미국의 리차드 링클레이터라는 감독이 만든 '비포 미드나잇'이라는 영화다.
18년 전 '비포 선라이즈', 9년 전 '비포 선셋'에 이어 마지막 연작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올해 5월에 개봉해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많이 상영되고는 했다.
그런데 그 때 좀 미루었다가 볼려다가 어느 날이 되니 영화가 모두 내려있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다가
이번에 예술독립영화관 같은 곳을 한번 구경이라도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씨네큐브'를 알고 오게 되었는데, 때마침 '비포 미드나잇'을 상영하고 있었고
아직은 종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말로만 듣던 예술독립영화관을 처음 와보는 날이고,
올해 처음 영화 한편을 보는데 그게 내가 좋아하는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게 됐다.




씨네큐브 광화문점

서울역사박물관 맞은 편 도보로 내려가다 보면 
흥국생명 건물 지하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단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표소가 있고 간단한 영화안내지가 진열되어 있다.
영화관은 2개다. 1관,2관.
일요일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적잖이 있었다.
우리들의 삶과 마음에 깊이 접근하려는 예술독립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많은 것 같았다.



7월 21일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4편이다.

'마스터'(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인 더 하우스'(프랑수와 오종 감독)

'엔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켄 로치 감독)


('마지막 4중주'는 상영예정작)




*간단한 감독 소개(네이버영화에서 인용)

- 폴 토머스 앤더슨
 미국의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영화 프로듀서이다. 《리노의 도박사》 (1996년)와 《부기 나이트》 (1997년), 《매그놀리아》 (1999년), 《펀치 드렁크 러브》 (2002년), 《데어 윌 비 블러드》 (2007년), 《마스터》 (2012년) 총 여섯 편의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 프랑수와 오종
프랑스에서 주목 받는 젊은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그가 만든 단편 및 장편 영화들은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첫 장편인 <시트콤> (1998)은 1998년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출품되었으며, <8명의 여인들>, <스위밍 풀>, <리키>, <레퓨지> 등은 국내에도 개봉되었다.

- 켄 로치
영국의 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1964년 데뷔하여, 《레이닝 스톤》, 《빵과 장미》 등 주로 노동계급, 빈민, 홈리스 문제 등 사회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를 많이 제작했다. 켄 로치 감독 자신도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사회주의적 신념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1977년 대영 제국 훈장 4등급(OBE) 수훈자로 지명되었으나, 이를 고사했다. 국제영화제에서 다수 수상경험이 있으며, 2006년에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느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보려고 하는 '비포 미드나잇'



*간단한 영화 소개(네이버영화에서 인용)

1995년 <비포 선라이즈>
유럽 횡단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
비엔나에서 꿈같은 하루를 보낸 두 사람은 6개월 후 플랫폼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2004년 <비포 선셋>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제시’는 파리의 오래된 서점에서 마치 운명처럼 ‘셀린느’와 만난다.
시내 곳곳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아련함을 깨닫는 두 사람.

사랑의 두근거림과 기다림을 아는 당신께.. 
마지막으로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따사로운 석양빛이 인상적인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마을 카르다밀리.
'제시'와 '셀린느'가 재회한다. 다시 열차에서 봐도 말을 걸어오겠냐는 그녀의 질문에 당연하지 라고 대답하는 '제시'.
바로 지금, 이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라는 여행이 시작되는데...




일요일 마지막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게 됐다.



첫 날이라 멤버십카드도 발급해주었다.
자신의 생일이 있는 달에는 무료로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씨네큐브의 안내문인데.. 예술영화관다운 안내문이다.


'누군가는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보려고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집에서 씨네큐브 까지의 걸음의 수를 
세어본 적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곳이라는 사람,
 눈이 오면 반드시 가야할 곳이라는 사람,
 꽃이 필 때 만큼 좋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
 씨네큐브는 그렇게 친구처럼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다. 

   우정은 때로 멀어집니다. 
사랑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좋은 친구가 늘 옆에 있어주듯 씨네큐브는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과의 추억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만 깊어질 것입니다.'



관람객들이 예술독립영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벽면에 스크랩해두고 있었다.



상영중인 영화외에도 여러 기사와 비평들이 걸려있다.


지난 달 말에는 이창동, 홍상수 감독 특별전을 했었나 보다.
상업과 흥행을 외치지 않는 '비주류' 감독들,
그러나 나에게 만큼은 '주류'로 다가오는 자신만의 영화를 가진 감독들.
다음에 이런 특별전이 있다면 한번 와보고 싶다.



이전 시간대의 영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씨네큐브 영화관에 처음 들어가, 처음 영화를 보게 되었다.


상영시간이 가까워 지자 점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관(2관)에 들어서니 6~70석 남짓의 좌석이 있는 소박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와 몸짓이, 눈 앞으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예술영화관 한 곳에 아직 걸려있어서
볼 수 있었던 '비포 미드나잇'


  영화는 어땠을까?


씨네큐브에서는
'아직은' 이 영화가 종영되지 않고 있다.


2013.7.21
김홍성


Diary: 2013.7.20 - 7.23


Diary 



2013. 7. 20


정오 무렵에 철산역 부근에 모여 고교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나서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수원으로 내려 갔다. 수원은 내 기억에 처음 와보는 날이었다.
오늘 이 곳에 온 이유는 같은 과 동생인 유섭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섭이를 만나서 수원을 같이 둘러보기 위해서다.
유섭이는 방학이 되면서 수원 집에 내려가 있었는데, 언제 한번 놀러오라고 했었었다.
때마침 경기도 광명으로 축구하러 오는 오늘, 수원에 가겠다고 미리 말해두었었다.

...

수원에 도착하여, 프로야구장 주변 홈플러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유섭이가 마중을 나왔다.
유섭이는 같은 과의 동생이지만 나보다는 두 학번이 높다.
한 학기를 지내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을 통해 친해진 동생이다.
유섭이는 학기 수업들을 잘 관리하는 편이다. 덕택에 학기 때는 기숙사에 들어가 지낸다.
지금은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 있다.

...

내가 수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4시를 넘어서고 있어서 이른 시간대는 아니었다.
그래서 수원의 많은 곳을 둘러볼 수는 없었다. 오늘 저녁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원의 대표적인 사적지인 화성(華城)을 서로 상기시키며.. 
일단 걷기 시작했다. 화성이 나올 때까지...

...

이 얘기 저 얘기를 주고 받으며, 또 수원의 이런 저런 모습들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걷는 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안 힘들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 참..을 걸어간 끝에 우리는 화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화성 성벽을 따라 또 한 참...을 걸어올라 갔는데, 보람이 있었다.
날이 좋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우리는 수원 시내 전경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인구 100만의 수원은 아찔할 정도로 밀집되어 있고 많은 고층건물로 시 외곽이 둘러쌓여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있는 화성 터 내부의 마을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유섭이도 어릴 적에 올라 온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그랬는지,
오늘 올라 와 수원을 내려다 보며 많이 즐거워 했다.
유섭이네 집 근처도 저 멀리 보였다.




화성을 둘러보고 내려와서는 이제 같이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이곳 저곳으로 걸어가며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수원역 앞에 가서 먹고 헤어지기로 헀다.
그리고, 화성에서 수원역까지는 또 한 참..이 걸렸다.

...

역 앞은 번화한 곳이었다.
수원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였다.
우리는 뭘 먹을지 살펴보다가 사람들이 많은 볶음밥 집에 들어가 낚지볶음밥을 같이 먹었다.
다 먹고나서 먼길 떠나기에 앞서 나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 유섭이가 우리 먹은 밥 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수원 같이 돌아봐 준 것도 고맙고해서 내가 사주고 갈려고 했는데..
유섭이 녀석.. 참..
다음에는 내가 꼭 사겠다고 말하며 가게를 나왔다. 
나는 오늘 유섭이가 고맙기도 하고, 지금 유섭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데 와있다는 거를 떠올리며, 우선 유섭이가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는걸 보고나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

수원에서의 짧은 하루 였다.
시간이 많이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유섭이 덕택에 잘 보고 간다.


2013.7.20
김홍성








2013. 7. 22


사촌동생인 홍경이, 홍중이로부터 저녁 시간대에 문자가 왔다.
밤 늦게 김포공항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마중을 나가겠다고 했다.
두 동생은 6월 말부터 시작된 유럽여행을 마치고, 베이징을 경유하는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귀국하는 날 연락주면 마중나가겠다고 해놨기 때문에, 또 동생들을 오랫만에 한 번 보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10시가 가까운 시간에 김포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

두 동생은 91년 동갑으로 여지껏 많은 것들을 서로 같이 해온 편이다. 같은 91년 생이지만
사촌 간에는 위아래가 필요하다는 전통에 따라 홍경이가 형이고 홍중이가 동생이다.
홍경이는 넷째 작은아버지 댁의 막내 아들이고, 홍중이는 다섯째 작은아버지 댁의 막내 아들이다.
내 이름은 홍성, 내 동생은 홍철, 사촌 동생 두 명은 홍경, 홍중.
우리 사촌간은 이렇게 '홍洪'자 돌림을 쓴다.
이름도 서로 가깝듯이, 어릴 때는 명절같은 때에 거의 빠짐없이 시골 할아버지,할머니댁에 모여서 같이 어울려 놀고는 했었다. 
20대가 되면서는 서로 자주 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릴 때 서슴없이 지냈던 사이가, 언제 만나도 금방 다시 회복되는 것은 신기할 정도다.

...

오늘도 그래서 오랫만에 한 번 보고 싶었다.
두 동생은 군대도 비슷하게 가서, 작년말과 올해초 제대도 비슷하게 했다.
그리고는 이번 여름 유럽여행을 같이 가기로 함께 결심했다.
홍경이는 몇달 간을 힘들게 공장일과 알바를 해가며 돈을 모았다고 한다.
홍중이는 다음 학기 전액장학금을 꼭 받겠다는 약속과 성적으로. 부모님께 돈을 받았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두 동생들의 여행이 엉성함과 서투름으로 곳곳이 눈에 띌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완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불완전해서.
유럽에 다가가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청춘에 다가가서.


...

동생들을 공항에서 맞이하고 나니 금방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노원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11시 무렵의 기차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동생들은 홍경이네 집인 인천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동생들이 아쉬운지 나도 인천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공항에 마중을 나와있었다.

...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인천으로 갔다.
동생들과 다음날 새벽 4시가 되도록 같이 먹고 바람 쐬고 얘기나누며 밤을 보냈다.

어릴적 시골집에 모여 별것도 아닌 것 같고도 웃어대며 서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이 스쳐갔다.

앞으로 각자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오늘 같은 기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하나 둘,, 만들 수 있도록 해봐야 겠다.


2013. 7. 22
김홍성

 
 



 2013. 7. 23


대한, 소민, 경준이와 만났다.
근무와 알바 시간이 끝나는 때를 맞춰 저녁 7시에 봤다.
11학번으로 동기엠티를 같이 다녀 온 동생들인데, 오랫만에 같이 모였다.
나는 아직도 이 곳 대학 주변을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동생들이 이끌어 주는 데로 오늘 막걸리 집과 해물탕 집 한 곳에 가서 먹으며
그곳들도 알게 됐다.
별다른 이야기들은 없었다.
경준이가 얘기를 꺼내면 대한이와 소민이가 격렬히 반응하는 흐름이 주로였던 것 같다.
서로 시간내어 만나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갈 수 있어 좋았다.


2013. 7. 23
김홍성

People: 고교친구 승섭, 규형, 우석이와 만난 뜨거운 오후 (2013.7.20, 철산역 부근)




규형, 승섭, 나, 종성, 우석



낮 12시 부터 2시까지,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 뜨겁게 축구를 했다.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오후 시간대였다...
지난 번 처럼 종성이네 일본공대 친목팀에 우리들이 용병으로 합류해서 공을 찼다.
지난 번에 같이 사진을 못찍었던 승섭이, 그리고 오늘 찾아 온 규형이 우석이와 함께 
끝나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종성이도 물론)
이 날은 경기가 끝나고 같이 밥을 먹은 후
내가 수원으로 바로 내려가야 할 일이 있었는데,
승섭이가 고맙게도 자기 가는 길에 나를 수원까지 태워다 주었다.



승섭이는 지금 용인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며 직장을 다니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우리 반 일등은 언제나 승섭이었다.
그만큼 착실하고 노력하는 친구였다. 
웃기도 잘 해서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친구다.
수원까지 차를 타고 가며 나눈 이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승섭이가 일본생활과 한국생활 모두에 정이 잘 든다는 점이었다.
승섭이는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신의 청춘의 많은 부분을 그곳에서 갖추어 온 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의 미래도 그곳에서 꿈꾸는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고국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며 하고 있는 생활들이
승섭이에게는 향수와 또다른 즐거움들로 다가오는 듯 했다.
승섭이의 말을 잘 들어보면,
자기가 지내고 있는 곳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승섭이를 그렇게 이끄는 듯 했다.
어디를 가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들이, 자신이 있는 곳에 정을 들게 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 장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선택을 해서 생활할 곳을 결정해야 겠지만,
우선은 두 나라가 그리 멀지 않다는 점이 승섭이에게는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주고 있었다. 



2013년 6월 어느날 서울에 올라와 생활하게 된 나에게,
아직 서울 생활이 낯설다면 낯설 시기에 규형이가 문자를 주었다. 
다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어 나에게 연락을 주었던 것인데
나는 반갑고 고마워서 한 두주가 채 지나지 않아 규형이를 만나러 퇴근 시간에 맞춰 신촌에 직접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 규형이가 오늘 축구 하는 데에도 왔는데 경기 중반 멋진 골까지 넣었다.
그리고는 바로 무릎에 부상을 입고 경기가 끝날 때가지 벤치에서.. 편히 쉬었다.
자기 무릎이라 별거 아닌듯 대했지만, 다른 사람의 무릎이라면 조금 달랐을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이 다친 곳이 그 사람의 마음이라면, 분명 더 달랐을 것이다.
규형이는 지금 세브란스 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다.
규형이에게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하게 다루려는 걸 느낄 수 있다.
고등학교 때의 준수한 외모와 외향적인 성격을 고려해보면,
정신과를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잘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규형이는 그 역할에 딱 맞는 친구같다.
규형이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줄 줄 아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일이 고되지 않냐는 질문에도, 자신은 그냥 잘 들어주기만 한다고 대답하는데,
나는 잘 들어주는 것만큼 어려우면서 중요한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을 묵묵히 정성들여 해나갈 수 있는 데에,
규형이가 지닌 내면이 딱 들어맞는 것 같았다.




오늘은 우리들이 다녔던 고등학교가 있는 청주에서
우석이가 아침부터 부지런히 올라와서 같이 공을 찰 수 있었다.
평일에 근무를 마치고 쉬는 날이었는데, 친구들 볼 겸 이 곳에 와서
땀 좀 같이 흘리자는 말에, 선뜻 가깝지만은 않은 이 곳까지 와줘서 고마웠다.
우석이는 고향 청주에서도 꾸준히 봐왔지만, 이제 이렇게 다른 곳에 와 만나고 있으니
느낌이 조금 새롭기는 했다. 그러나 10년을 넘게 보아 온 우석이는 한결같은 친구다.
언제나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게 살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자신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학기 중에도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들을 꾸준히 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대학 때에도 이어졌고, 반도체 대기업 회사에서
근무하는 오늘까지도 변함이 없다.
우석이는 이론보다 실전에 더 강하다고도 할 수 있다.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이고,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니면
함부로 얘기하지 않는다. 반면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기꺼이 하나의 이야깃 거리로 꺼내놓을 줄 아는 여유가 있다.
작년부터인가는 회사생활과 대학원 과정을 병행하고 있는데,
힘내서 잘 마치고, 가끔씩 말하는 자신의 더 큰 목표에 다가설 수 있기를 응원한다.




오늘 함께 모였던 
친구들에 대해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을 적어 보았다.
글로 적어보니 더 분명하게 친구들이 마음에 다가오는 거 같기도 하다.
참 배울 점이 많은 친구들 한 명 한 명이란 생각이 든다.
참 좋은 친구들이다...
여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다음에 볼때도 모두 힘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2013.7.20
김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