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올해들어서는 처음이다..
그런데 흔히들 가는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이 아니라,
작고 소규모 상영이 이루어지는 '씨네큐브'란 곳에 찾아가서 보고 왔다.
씨네큐브는 서울에 있는 예술독립영화관 중 한 곳이다.
비슷한 곳이 서울에 6~7개 남짓 있다.
이 곳들은 말 그대로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독자적으로 배급 및 상영한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 기회를 잡지 못하고 쓰러져 갈 때에
이 영화관들이 부축해주고 자리를 마련해 주는 모습이다.
사실 대중들로부터는 상업성과 수익성이 높지 않은 영화들이다.
그래서 영화 시장 전반에서도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작품들을 상영하여 영화관을 운영할려고 하니
으레 영화관은 작아지게 되고. 상영 영화나 횟수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찾은 이 곳이 더 중요한 영화관으로 다가왔다.
나는 특별하지 않는 한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도 일년에 두세번은 가곤하는데,
내가 인상적으로 본 영화들의 국내외 감독들이 새로운 작품을 들고 오면
조금 고민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가서 본다.
국내 감독으로는 이창동 감독이 '밀양'과 '시'를 내놓았을 때
개봉일에 맞춰 보러 갔던 기억도 난다.
올해들어서는 보고 싶었던 영화가 한 편 있었다.
미국의 리차드 링클레이터라는 감독이 만든 '비포 미드나잇'이라는 영화다.
18년 전 '비포 선라이즈', 9년 전 '비포 선셋'에 이어 마지막 연작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올해 5월에 개봉해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많이 상영되고는 했다.
그런데 그 때 좀 미루었다가 볼려다가 어느 날이 되니 영화가 모두 내려있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다가
이번에 예술독립영화관 같은 곳을 한번 구경이라도 가봐야 겠다고 생각하며
'씨네큐브'를 알고 오게 되었는데, 때마침 '비포 미드나잇'을 상영하고 있었고
아직은 종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말로만 듣던 예술독립영화관을 처음 와보는 날이고,
올해 처음 영화 한편을 보는데 그게 내가 좋아하는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게 됐다.
씨네큐브 광화문점
서울역사박물관 맞은 편 도보로 내려가다 보면
흥국생명 건물 지하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단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표소가 있고 간단한 영화안내지가 진열되어 있다.
영화관은 2개다. 1관,2관.
일요일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적잖이 있었다.
우리들의 삶과 마음에 깊이 접근하려는 예술독립영화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많은 것 같았다.
7월 21일 현재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4편이다.
'마스터'(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인 더 하우스'(프랑수와 오종 감독)
'엔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켄 로치 감독)
('마지막 4중주'는 상영예정작)
*간단한 감독 소개(네이버영화에서 인용)
- 폴 토머스 앤더슨
미국의 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영화 프로듀서이다. 《리노의 도박사》 (1996년)와 《부기 나이트》 (1997년), 《매그놀리아》 (1999년), 《펀치 드렁크 러브》 (2002년), 《데어 윌 비 블러드》 (2007년), 《마스터》 (2012년) 총 여섯 편의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 프랑수와 오종
프랑스에서 주목 받는 젊은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그가 만든 단편 및 장편 영화들은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첫 장편인 <시트콤> (1998)은 1998년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출품되었으며, <8명의 여인들>, <스위밍 풀>, <리키>, <레퓨지> 등은 국내에도 개봉되었다.
- 켄 로치
영국의 영화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1964년 데뷔하여, 《레이닝 스톤》, 《빵과 장미》 등 주로 노동계급, 빈민, 홈리스 문제 등 사회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를 많이 제작했다. 켄 로치 감독 자신도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사회주의적 신념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1977년 대영 제국 훈장 4등급(OBE) 수훈자로 지명되었으나, 이를 고사했다. 국제영화제에서 다수 수상경험이 있으며, 2006년에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느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보려고 하는 '비포 미드나잇'
*간단한 영화 소개(네이버영화에서 인용)
1995년 <비포 선라이즈>
유럽 횡단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느’(줄리 델피).
비엔나에서 꿈같은 하루를 보낸 두 사람은 6개월 후 플랫폼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2004년 <비포 선셋>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제시’는 파리의 오래된 서점에서 마치 운명처럼 ‘셀린느’와 만난다.
시내 곳곳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아련함을 깨닫는 두 사람.
사랑의 두근거림과 기다림을 아는 당신께..
마지막으로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따사로운 석양빛이 인상적인 그리스의 아름다운 해변마을 카르다밀리.
'제시'와 '셀린느'가 재회한다. 다시 열차에서 봐도 말을 걸어오겠냐는 그녀의 질문에 당연하지 라고 대답하는 '제시'.
바로 지금, 이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이라는 여행이 시작되는데...
일요일 마지막 상영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게 됐다.
첫 날이라 멤버십카드도 발급해주었다.
자신의 생일이 있는 달에는 무료로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씨네큐브의 안내문인데.. 예술영화관다운 안내문이다.
'누군가는 씨네큐브에서 영화를 보려고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고 했습니다.
누군가는 집에서 씨네큐브 까지의 걸음의 수를
세어본 적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곳이라는 사람,
눈이 오면 반드시 가야할 곳이라는 사람,
꽃이 필 때 만큼 좋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
씨네큐브는 그렇게 친구처럼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다.
우정은 때로 멀어집니다.
사랑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좋은 친구가 늘 옆에 있어주듯 씨네큐브는 변하지 않습니다.
당신과의 추억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만 깊어질 것입니다.'
관람객들이 예술독립영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벽면에 스크랩해두고 있었다.
상영중인 영화외에도 여러 기사와 비평들이 걸려있다.
지난 달 말에는 이창동, 홍상수 감독 특별전을 했었나 보다.
상업과 흥행을 외치지 않는 '비주류' 감독들,
그러나 나에게 만큼은 '주류'로 다가오는 자신만의 영화를 가진 감독들.
다음에 이런 특별전이 있다면 한번 와보고 싶다.
이전 시간대의 영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조금만 있으면 씨네큐브 영화관에 처음 들어가, 처음 영화를 보게 되었다.
상영시간이 가까워 지자 점점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관(2관)에 들어서니 6~70석 남짓의 좌석이 있는 소박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와 몸짓이, 눈 앞으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예술영화관 한 곳에 아직 걸려있어서
볼 수 있었던 '비포 미드나잇'
영화는 어땠을까?
씨네큐브에서는
'아직은' 이 영화가 종영되지 않고 있다.
2013.7.21
김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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