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4

Diary: 2013.7.20 - 7.23


Diary 



2013. 7. 20


정오 무렵에 철산역 부근에 모여 고교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나서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수원으로 내려 갔다. 수원은 내 기억에 처음 와보는 날이었다.
오늘 이 곳에 온 이유는 같은 과 동생인 유섭이를 만나기 위해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유섭이를 만나서 수원을 같이 둘러보기 위해서다.
유섭이는 방학이 되면서 수원 집에 내려가 있었는데, 언제 한번 놀러오라고 했었었다.
때마침 경기도 광명으로 축구하러 오는 오늘, 수원에 가겠다고 미리 말해두었었다.

...

수원에 도착하여, 프로야구장 주변 홈플러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유섭이가 마중을 나왔다.
유섭이는 같은 과의 동생이지만 나보다는 두 학번이 높다.
한 학기를 지내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을 통해 친해진 동생이다.
유섭이는 학기 수업들을 잘 관리하는 편이다. 덕택에 학기 때는 기숙사에 들어가 지낸다.
지금은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 있다.

...

내가 수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4시를 넘어서고 있어서 이른 시간대는 아니었다.
그래서 수원의 많은 곳을 둘러볼 수는 없었다. 오늘 저녁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원의 대표적인 사적지인 화성(華城)을 서로 상기시키며.. 
일단 걷기 시작했다. 화성이 나올 때까지...

...

이 얘기 저 얘기를 주고 받으며, 또 수원의 이런 저런 모습들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걷는 게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안 힘들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 참..을 걸어간 끝에 우리는 화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화성 성벽을 따라 또 한 참...을 걸어올라 갔는데, 보람이 있었다.
날이 좋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우리는 수원 시내 전경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인구 100만의 수원은 아찔할 정도로 밀집되어 있고 많은 고층건물로 시 외곽이 둘러쌓여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있는 화성 터 내부의 마을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유섭이도 어릴 적에 올라 온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그랬는지,
오늘 올라 와 수원을 내려다 보며 많이 즐거워 했다.
유섭이네 집 근처도 저 멀리 보였다.




화성을 둘러보고 내려와서는 이제 같이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이곳 저곳으로 걸어가며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수원역 앞에 가서 먹고 헤어지기로 헀다.
그리고, 화성에서 수원역까지는 또 한 참..이 걸렸다.

...

역 앞은 번화한 곳이었다.
수원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였다.
우리는 뭘 먹을지 살펴보다가 사람들이 많은 볶음밥 집에 들어가 낚지볶음밥을 같이 먹었다.
다 먹고나서 먼길 떠나기에 앞서 나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 유섭이가 우리 먹은 밥 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수원 같이 돌아봐 준 것도 고맙고해서 내가 사주고 갈려고 했는데..
유섭이 녀석.. 참..
다음에는 내가 꼭 사겠다고 말하며 가게를 나왔다. 
나는 오늘 유섭이가 고맙기도 하고, 지금 유섭이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데 와있다는 거를 떠올리며, 우선 유섭이가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는걸 보고나서,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

수원에서의 짧은 하루 였다.
시간이 많이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유섭이 덕택에 잘 보고 간다.


2013.7.20
김홍성








2013. 7. 22


사촌동생인 홍경이, 홍중이로부터 저녁 시간대에 문자가 왔다.
밤 늦게 김포공항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마중을 나가겠다고 했다.
두 동생은 6월 말부터 시작된 유럽여행을 마치고, 베이징을 경유하는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귀국하는 날 연락주면 마중나가겠다고 해놨기 때문에, 또 동생들을 오랫만에 한 번 보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10시가 가까운 시간에 김포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

두 동생은 91년 동갑으로 여지껏 많은 것들을 서로 같이 해온 편이다. 같은 91년 생이지만
사촌 간에는 위아래가 필요하다는 전통에 따라 홍경이가 형이고 홍중이가 동생이다.
홍경이는 넷째 작은아버지 댁의 막내 아들이고, 홍중이는 다섯째 작은아버지 댁의 막내 아들이다.
내 이름은 홍성, 내 동생은 홍철, 사촌 동생 두 명은 홍경, 홍중.
우리 사촌간은 이렇게 '홍洪'자 돌림을 쓴다.
이름도 서로 가깝듯이, 어릴 때는 명절같은 때에 거의 빠짐없이 시골 할아버지,할머니댁에 모여서 같이 어울려 놀고는 했었다. 
20대가 되면서는 서로 자주 보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릴 때 서슴없이 지냈던 사이가, 언제 만나도 금방 다시 회복되는 것은 신기할 정도다.

...

오늘도 그래서 오랫만에 한 번 보고 싶었다.
두 동생은 군대도 비슷하게 가서, 작년말과 올해초 제대도 비슷하게 했다.
그리고는 이번 여름 유럽여행을 같이 가기로 함께 결심했다.
홍경이는 몇달 간을 힘들게 공장일과 알바를 해가며 돈을 모았다고 한다.
홍중이는 다음 학기 전액장학금을 꼭 받겠다는 약속과 성적으로. 부모님께 돈을 받았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두 동생들의 여행이 엉성함과 서투름으로 곳곳이 눈에 띌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동생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완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불완전해서.
유럽에 다가가서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청춘에 다가가서.


...

동생들을 공항에서 맞이하고 나니 금방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노원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11시 무렵의 기차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동생들은 홍경이네 집인 인천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동생들이 아쉬운지 나도 인천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그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공항에 마중을 나와있었다.

...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인천으로 갔다.
동생들과 다음날 새벽 4시가 되도록 같이 먹고 바람 쐬고 얘기나누며 밤을 보냈다.

어릴적 시골집에 모여 별것도 아닌 것 같고도 웃어대며 서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이 스쳐갔다.

앞으로 각자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오늘 같은 기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하나 둘,, 만들 수 있도록 해봐야 겠다.


2013. 7. 22
김홍성

 
 



 2013. 7. 23


대한, 소민, 경준이와 만났다.
근무와 알바 시간이 끝나는 때를 맞춰 저녁 7시에 봤다.
11학번으로 동기엠티를 같이 다녀 온 동생들인데, 오랫만에 같이 모였다.
나는 아직도 이 곳 대학 주변을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동생들이 이끌어 주는 데로 오늘 막걸리 집과 해물탕 집 한 곳에 가서 먹으며
그곳들도 알게 됐다.
별다른 이야기들은 없었다.
경준이가 얘기를 꺼내면 대한이와 소민이가 격렬히 반응하는 흐름이 주로였던 것 같다.
서로 시간내어 만나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갈 수 있어 좋았다.


2013. 7. 23
김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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