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8

Quote: 57

지식을 많이 가지게 된다고 해서
경이감이나 신비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그 이상의 신비가 존재한다.
The possession of knowledge does not kill
the sense of wonder and mystery. 
There is always more mystery.

- 아나이스 닌
Anais Nin

Poetry: '예언자'(中 사랑에 대하여, 이성과 열정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의 시집 '예언자' 중에서.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그대를 부르면
사랑을 따르라.
사랑의 길이 힘들고
험하더라도.

사랑의 깃털 사이에 숨겨진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면
사랑에 몸을 맡겨라.

북풍이 정원을 황폐화시키듯이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산산이 흩어버릴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을 건네면
사랑을 믿으라.

사랑이 그대의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우고
그대를 고통스럽게 할지라도,
사랑이 그대의 성장을 위해
그대의 부질없는 가지들을 쳐낼지라도,
사랑을 믿으라.

사랑은 햇빛속에 흔들리는 그대의 가장 부드러운 가지를 어루만지여
그대를 높이 날게 하기도 하지만,사랑은 또한 그대의 뿌리로 내려가
그대가 이 세상에 집착했던 모든 것들을 흔들어 놓으리라.

사랑은 옥수수의 다발처럼
그대를 그 자신에게로 거두어들이는 것.
사랑은 그대를 탈곡하듯 두드려
그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는 것.
사랑은 그대를 체로 쳐서
그대의 쓸데없는 껍질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
사랑은 그대를 정화시켜 순수하게 하는 것.

사랑은 이 모든 일들을 그대에게 행하여
그대로 하여금 그대 마음의 비밀을 알게 하고,
그 깨달음으로 그대가 큰 생명의 마음의 한 조각이 되게 하리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두려움속에서
오직 '평화로운 사랑'과 '사랑의 즐거움'만을 찾는다면,
그때는 차라리 그대 자신이 그대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추수마당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으리라.
그대가 웃어도 웃음소리가 전부가 되지 못하며
울어도 눈물이 전부가 되지 못하는 계절도 없는 세상으로.

사랑은 사랑 그 자신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사랑 그 자신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
사랑은 소유할 수도 소유 당할 수도 없는 것
오직 사랑은 사랑만으로 충분한 것.

그대가 사랑의 길을
안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대의 사랑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사랑은,
그대의 길을 안내할 것이다.

넘치는 것으로 인한 고통을 알게 되고
스스로 알게 된 사랑의 모습들로 인해 상처받음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아픔을 겪어야 하리라.

아침을 성스러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또 다른 사랑의 날에 감사하기를,
정오엔 평온한 마음으로
사랑의 환희를 느끼며 음미하고,
저녁엔 감사의 마음으로 귀가하기를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하고
그를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며 잠들기를.



On Love

When love beckons to you follow him,
Though his ways are hard and steep.
And when his wings enfold you yield to him,
Though the sword hidden among his pinions may wound you.
And when he speaks to you believe in him,
Though his voice may shatter your dreams as the north wind
lays waste the garden.
For even as love crowns you so shall he crucify you.
Even as he is for your growth so is he for your pruning.

Even as he ascends to your height
and caresses your tenderest branches that quiver in the sun,
So shall he descend to your roots
and shake them in their clinging to the earth.

Like sheaves of corn he gathers you unto himself.
He threshes you to make you naked.
He sifts you to free you from your husks.
He grinds you to whiteness.All these things shall love do unto you
that you may know the secrets of your heart,
and in that knowledge become a fragment of  Life's heart.

But if in your fear you would seek only love's peace and love's pleasure,
Then it is better for you that you cover your nakednessand pass out
of love's threshing-floor,Into the seasonless world where you shall laugh,
but not all of your laughter, and weep, but not all of your tears.

Love gives naught but itself and takes naught but from itself.
Love possesses not nor would it be possessed;
For love is sufficient unto love.

And think not you can direct the course of love,
if it finds you worthy, directs your course.

To know the pain of  too much tenderness.
To be wounded by your own understanding of love;
And to bleed willingly and joyfully.

To wake at dawn with a winged heart
and give thanks for another day of loving;
To rest at the noon hour and meditate love's ecstasy;
To return home at eventide with gratitude;
And then to sleep with a prayer for the beloved in your heart
and a song of praise upon your lips.






이성과 열정에 대하여

그대의 영혼은 때때로 그대의 이성과 판단력이
그대의 열정과 욕망에 대항하여 싸우는 전쟁터이다.
만일 내가 그대들 영혼속에서 평화의 사도가 될 수 있다면
그대들 마음속의 부조화와 대립의 요소들을 하나로 만들어
노래로 변하게 할 수 있으련만..

그러나 그대들이 스스로 자신의 영혼에 대하여
평화의 사도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면,
아니 그대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대들을 그렇게 할 수 있으랴.
그대들에게 이성과 열정이란 영혼의 바다를 항해하는
그대의 돛과 방향키인 것을..
그리고  만일 그대의 돛이나 방향키가 부러진다면
그대들은 내던져진 채 표류하거나 바다 한 가운데 붙잡혀
멈추어 있을 수 밖에 없으리라.
왜냐하면 이성이란 그대들이 혼자 다스리기에는 힘이 모자라고,
그대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열정은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고
태워버리는 불꽃이 될 것이기에..
그러므로 그대의 영혼으로 하여금
이성이 열정의 높이만큼 높이 날아오르게 하여
그것을 그대의 영혼이 노래부를 수 있게 하라.

그리고 그대의 열정을 이성으로써 인도하게 하라.
마치 불사조가 그 자신의 재속에서 다시 날아 오르는 것처럼
그대의 열정이 그 자신의 날마다의 부활을 통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나는 그대들이 판단력과 욕망을 그대의 집에 초대한 소중한
두 사람의 손님으로 생각하기를 바라노라.

그리고 분명히 그대들은 어느 한 손님만을 다른 손님보다
더 높이 대접해서는 안되리니,
만일 그대들이 어느 한 손님에게 더 마음을 주어 조심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 모두의 사랑과 믿음를 모두 잃을 것이기에..

그대가 언덕 위 하얀 포플라나무의 시원한 그늘 아래에 앉아
먼 들판과 초원의 평화로움 그리고 고요함과 함께 할 때
그대는 그대의 마음으로 하여금
"신께서는 이성속에 머무르고 계신다."라고 조용히 말하게 하라.
그리고 폭풍이 몰려오고 거센 바람이 숲을 흔들고 천둥과 번개가
하늘의 존엄함을 나타낼 때는
그대의 마음이 경외감으로
"신께서 열정속에서 움직이신다."라고 말하게 하라.

그러면 신의 영역 안에서 하나의 숨결이며
신의 숲 속에서 하나의 잎새인 그대들 역시
이성속에서 머무르고 열정으로 움직이게 되리라.



On Reason and Passion

Your soul is oftentimes a battlefield,
upon which your reason and your judgment wage war
against your passion and your appetite.
Would that I could be the peacemaker in your soul,
that I might turn the discord and the rivalry of
your elements into oneness and melody.
But how shall I, unless you yourselves be also
the peacemakers, nay, the lovers of all your elements?

Your reason and your passion are the rudder and
the sails of your seafaring soul.
If either your sails or your rudder be broken,
you can but toss and drift,
or else be held at a standstill in mid-seas.
For reason, ruling alone, is a force confining;
and passion, unattended,
is a flame that burns to its own destruction.
Therefore let your soul exalt your reason
to the height of passion, that it may sing;
And let it direct your passion with reason,
that your passion may live through its own daily resurrection,
and like the phoenix rise above its own ashes.

I would have you consider your judgment and
your appetite even as you would two loved guests in your house.
Surely you would not honour one guest above the other;
for he who is more mindful of one loses
the love and the faith of both.

Among the hills, when you sit in the cool shade
of the white poplars, sharing the peace and serenity
of distant fields and meadows
-- then let your heart say in silence, "God rests in reason."
And when the storm comes, and the mighty wind shakes the forest,
and thunder and lightning proclaim the majesty of the sky
-- then let your heart say in awe, "God moves in passion."
And since you are a breath in God's sphere, and a leaf in God's forest,
 you too should rest in reason and move in passion.


Quote: 노희경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드라마 작가, 1966년생(경남 함양),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등 
치유의 드라마를 통해 가족애, 사랑, 희망이라는 온기를 전해주는 작가.

세상을 원망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이십대의 방황을 마치고 자신이 겪어낸 가난과 상처, 사랑과 아픔에 감사하며 글에 녹여내는 노희경. 매일 아침 108배와 명상을 하며 마음공부를 하고, 항상 달라진 시선으로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그녀는 세상의 편견이 아닌, 오직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인생의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의 폭은 넓고도 넓다. 자아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가족애, 친구나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세상의 소외받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사랑의 확장성'을 담고 있는 수필집『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는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출처: yes24)



중요한 일상 같은 ‘사랑’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글. 
- 송혜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고, 많이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현빈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노희경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 땐 더 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 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 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 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아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 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연애를 한다.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죄하는 기분으로 이번 겨울도
난 감옥 같은 방에 갇혀, 
반성문 같은 글이나 쓰련다


2013-08-07

music: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film OST - 'Because', 'Strawberry Fields Forever', 'Across the Universe'




˝비틀즈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격정과 사랑˝
- 뉴욕 타임즈


*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2007, 줄리 테이머 감독)' OST scenes

'Becasue', 'Strawberry Fields Forever', 'Across the Universe'
original songs by Beatles




*비틀즈의 음악이 만든 특별한 스토리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틀즈의 노래만으로 독특한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보고싶었다”는 감독 줄리 테이머의 바람에서 시작했다. “Across the Universe” “All You Need is Love” “Hey Jude”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I Want to Hold Your Hand” 등 전설적인 비틀즈의 노래 33곡에서 가져 온 모티브가 영화의 스토리를 구성하였다.

스토리를 먼저 정하고 음악을 주요 장면에 넣었던 여타의 뮤지컬 영화와는 달리,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영화 음악이 스토리를 만든 셈이다. 테이머 감독은 발라드에서 정치적인 노래에 이르기까지, 단지 등장 인물의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일을 총체적으로 아우르고자했으며, 제목처럼 우주를 건너, 특정 문화를 건너 누구든 영화 속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하였다. 테이머 감독과 음악감독 곤델쌀은 200개가 넘는 비틀즈의 노래 중, 그 시대와 세대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 33개를 특별히 골라냈다. 

비틀즈 노래에 의해 새로운 스토리가 창조된 것이다. 가사가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비틀즈의 곡들은 영화 안에서 이 역할에서 저 역할로 자유롭게 흘러가고, 시공간을 넘나든다. 음악은 그냥 평범한 영화 배경을 넘어서, 이야기와 함께 돌아가는 또 다른 흐름이 되었다.

테이머 감독 역시, “비틀즈의 모든 노래와 통하는 영화여야 했다. 발라드에서 정치적인 노래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음악과 영화는 단지 등장 인물의 소우주적인 경험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총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제목처럼 우주를 건너, 특정 문화를 건너 누구든 영화 속의 상황과 사건에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고 말한다.
(출처: 네이버영화)



'Because'

- original song by Beatles


Ah, because the world is round it turns me on.
세상이 둥글어 나도 돌아.
Because the world is round. Ah,
세상이 둥글어...

because the wind is high it blows my mind.
바람은 심하게 불어 내 마음을 흔들어.
Because the wind is high. Ah,
바람은 심하게...

love is old, love is new.
사랑은 오래된 것, 그리고 새로운 것.
Love is all, love is you.
사랑은 모든 것, 그리고 바로 너.

Because the sky is blue it makes me cry.
하늘은 푸르러 나를 울려.
Because the sky is blue. Ah, ah, ah, ah.
하늘은 푸르러...





'Strawberry Fields Forever'

- original song by Beatles


Let me take you down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스트로베리 필즈에
Nothing is real
현실이란 없어요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마음에 걸릴 것도 없죠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Living is easy with eyes closed
눈을 감으면 인생은 즐거워요
Misunderstanding all you see
눈에 보이는 건 거짓일 뿐이예요
It's getting hard to be someone
어느 누가 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죠
But it all works out
하지만 그래도 모두 다 뭔가는 되지요
It doesn't matter much to me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Let me take you down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스트로베리 필즈에
Nothing is real
현실이란 없어요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마음에 걸릴 것도 없죠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No one I think is in my tree
내 나무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I mean, it must be high or low
그것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낮아도
That is you can't you know tune in
결국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을거예요
But it's all right
하지만 괜찮아요
That is, I think it's not too bad
그다지 불행한 일은 아니니까요

Let me take you down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스트로베리 필즈에
Nothing is real
현실이란 없어요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마음에 걸릴 것도 없죠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Always, no sometimes
항상, 가끔씩은 아니더라도
Think it's me
난 나라고 생각해요
But you know I know when it's a dream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이건 꿈이예요
I think I know of thee
난 나를 안다고 생각해요
ah, Yes, But it's all wrong
아 그래, 하지만 그건 착각이야
That is, I think I disagree
내 생각에 난 한결 같거든

Let me take you down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Cause I'm going to Strawberry fields
스트로베리 필즈에
Nothing is real
현실이란 없어요
And nothing to get hung about
마음에 걸릴 것도 없죠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Strawberry fields forever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Across the Universe'

- original song by Beatles


Words are flowing out
종이컵 속으로 끝없이 내리는 비와 같이
like endless rain into a paper cup,
수많은 얘기들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와요
They slither while they pass,
앞을 다투어 미끌어지면서
they slip away across the universe.
그 얘기들은 우주의 끝으로 튀어나가죠
Pools of sorrow, waves of joy
상심의 바다, 환희의 물결은
are drifting through my open mind,
열린 내 마음속을 떠돌아 다니며
Possessing and caressing me.
나를 지배하고, 나를 애무합니다

Jai guru deva om
선지자여, 진정한 깨달음을 주소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Images of broken light which dance before me
굴절된 빛의 이미지가
like a million eyes,
수많은 눈동자처럼 내 앞에서 춤을 추며
That call me on and on
우주의 끝으로 가는 길로 오라고
across the universe.
계속해서 내게 손짓하네요
Thoughts meander like a restless wind
가라앉지 않은 바람과 샅이 내 생각은
inside a letter box,
우편함 속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어요
they tumble blindly
그리고 눈먼 사람처럼 어림짐작으로
as they make their way across the universe.
우주의 끝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어요

Jai guru deva om
선지자여, 진정한 깨달음을 주소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Sounds of laughter shades of earth
크게 웃는 소리, 대지의 색체는
are ringing Through my open ears,
열린 내 귀를 통해 울려 퍼지며
inciting and inviting me.
나를 자극하고, 나를 유혹합니다
Limitless, undying love
끝없이 영원한 사랑은
which shines around me like a million suns,
수많은 태양처럼 내 주위에서 빛나며
it calls me on and on
우주의 끝으로 가는 길로 오라고
Across the universe.
계속 손짓하네요

Jai guru deva om
선지자여, 진정한 깨달음을 주소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내 세계를 변하게 할 수 없어요

Jai guru deva,
Jai guru deva,
Jai guru deva,
Jai guru deva,
Jai guru deva,
Jai guru deva.
선지자여, 진정한 깨달음을 주소서


music: '매그놀리아' film OST - 'Wise Up', 'Save Me'



*영화 '매그놀리아(Magnolia, 1999.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OST Scenes

'Wise Up', 'Save me'
by Aimee Mann




'Wise Up'
Scene

*영화 속 인물들이
각자 잠시 멈추어
라디오로부터 흘러나오는 Wise Up을
들으며 따라부르는 장면.


It`s not what you thought
이건 당신이 처음 시작할 때
When you first began it
생각했던 그게 아니에요

You got what you want
당신은 당신이 원하던 것을 얻었지만,
now You can hardly stand it thought by now you know
이젠 그걸 견딜 수 조차 없잖아요

It`s not going to stop It`s not going to stop
이제 당신은 고통이 멈추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요
It`s not going to stop `til you wise up
당신이 현명해지기 전까지는
그 고통이 멈추지 않을 것을...


You`re sure there`s a cure and
당신은 이 고통을 치료할 방법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죠
You have finally found it you think one drink
그리고 당신은 결국 그것을 발견했죠
Will shrink you til you`re underground and living down
그 방법이라는 것이 고작 술 한잔 마시고 파묻여 지내며
엉망이 될 때까지 고통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but it`s not going to stop It`s not going to stop
it`s not going to stop `til you wise up
하지만 고통은 멈추지 않아요
당신이 현명해질 때까지는...


Prepare a list of what you need
before you sign away and do the deed
당신이 죽기 전에 필요한 목록을 준비하세요
Cause it`s not going to stop
it`s not going to stop
고통은 계속 멈추지 않을 것이디 때문이죠

it`s not going to stop `til you wise up
no it`s not going to stop `til you wise up
no it`s not going to stop So just give up
고통은 멈추지 않아요 당신이 현명해질 때까지는...
고통은 멈추지 않아요 당신이 현명해질 때까지는...
그러니 이제는 내려놓아요.







'Save Me'
Scene

*배경으로는 'Save Me'가 흐르고
클라우디아를 찾아 온 짐이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영화의 엔딩 장면이기도 하다.



: '그냥 여기 오고 싶었어요.

와서 말하고 싶었어요.

당신이 말한 중요한 얘기요.
당신은 우리가 서로에게 숨기는 것 없이 
정직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했죠.
바로 그렇지 않아서 사람들이 헤어진다고..
그렇게 하겠어요.
당신 말대로 하겠어요, 클라우디아.
난 포기할 수 없어요.

내 말 잘 들어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당신은 날 떠날 수 없어요.
당신이 얼마나 바보인지 하는 말도 
더 이상 못 하게 하겠어요.
그런 말은 용납하지 않겠어요.

당신이 날 원하면
나 역시 당신과 함께하겠어요.

알겠어요?'


Save Me

You look like a perfect fit
너는 완벽하게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아
For a girl in need of a tourniquet
치유가 필요한 소녀에게 말야.

But can you save me
나를 구해줄 수 있겠니.
Come on and save me
그럼 와서, 나를 구해줘.
If you could save m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From the ranks of the freaks
이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네가 날 구해줄 수 있다면.

'Cause I can tell
왜냐하면 난 말할 수 있으니까.
You know what it's like
넌 알고 있잖아. 그것이 어떤 것인지.
The long farewell
굶주려온 투쟁의 날들이여,
Of the hunger strike
이제는 안녕.


But can you save me
나를 구해줄 수 있겠니.
Come on and save me
그럼 와서, 나를 구해줘.
If you could save m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From the ranks of the freaks
이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네가 날 구해줄 수 있다면.

You struck me dumb like radium
넌 날 말문이 막히게 하지. 마치 라듐처럼,
Like Peter Pan or Superman
마치 피터팬이나, 혹은 슈퍼맨처럼.
You will come to save me
넌 나를 구하러 와주겠지.

C'mon and save me
와서 나를 구해줘.
If you could save m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From the ranks of the freaks
이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네가 날 구해줄 수 있다면.

'Cept the freaks
이상한 건 둘째치고,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사람들.
But the freaks
이상한 것보다도,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사람들.

C'mon and save me
와서 나를 구해줘.
Why don't you save me
나를 구해주지 않겠니.. 
If you could save me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의심하는
From the ranks of the freaks
이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Who suspect they could never love anyone
네가 날 구해줄 수 있다면.

2013-08-06

Quote: '트리 오브 라이프'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중에서.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사랑하며 살아
나뭇잎 하나
햇살 하나까지
감싸고 용서하면서'



'행복해지는 길은 사랑뿐이야
사랑이 없으면
삶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아
나누며 살아야 해
아이 같은 눈으로
희망을 품고 살아'

Quote: '비포 선라이즈'


*영화 '비포 선라이즈' 중에서.



놀이공원을 걸으며 이야기 하는 장면.

제시: 우리 부모님은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결혼하고 아이를 가졌어
나한테 잘하려고 최선을 다했지

셀린느: 두분 이혼하셨어?

제시: 그래, 마침내 말야.
더 일찍 갈라섰어야 했어
나랑 우리 누나 때문에 그렇게 못한 거지..
대단히 감사합니다!

한번은 엄마가 아빠 앞에서 나한테 이런 말을 했어
두 분이 언쟁 중이었는데
아빠가 날 원하지않았다고 말야
엄마가 날 임신한 걸 알았을 때
아빠가 엄청 화를 냈었대

날 임신한 건 실수라고 했다더군
그 말은 내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줬지
난 항상 이 세상에 잘못 태어난 거라고 생각했어

셀린느: 너무 슬프다

제시: 뭐, 하지만 이젠 이런 나한테 자부심을 느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거잖아
날 거부한 세상을 극복하고 태어났으니 말야

셀린느: 음.. 좋은 사고방식이야.




손금쟁이가 셀린느의 손금을 봐주는 장면.

손금쟁이:  여행 중이군요. 이곳에선 이방인이에요. 
당신은 모험가예요. 탐구자죠.
 당신 마음엔 모험가가 있어요. 
여성의 힘에 관심이 잇군요. 
여성의 저변에 숨어있는 힘과 창조력에 관심이 있어요. 
그런 여성으로 성장할 거예요. 
인생이 서투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만 있다면, 
타인과 진실된 교류를 할 수 있을 거에요.

...

두 분은 모두 별이에요. 그걸 잊지 말아요.




성당 장면.

셀린느: 며칠 전 부다페스트에서.. 할머니랑 이런 오래된 교회에 가본 적이 있어
난 종교적인 건 대부분 거부하지만, 
상실감이나 고통, 죄책감을 안고 이곳에 와서 답을 구하는..
그런 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이 연민을 느끼게 돼
수많은 세대의 수많은 고통과 행복이 한 장소에 융합되어 있다니..
정말 멋진 것 같아.




골목 장면.

셀린느: 난 내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거에...
남자에 인생을 걸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야 된다는 거에... 의무감을 느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내겐 아주 큰 의미인데도 말야.

난 늘 그런 걸 비웃어 넘기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이 좀 더 사랑받기 위한 거 아냐?


제시: 모르겠어.
가끔 난 꿈을 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꿈 말야.
가끔은 가능하게 느껴져.
반면 어떤 때는.. 어리석게 느껴지지.
그게 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속박되는 게 두렵다거나...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존재여서가 아야, 그건 자신있거든.
다만 솔직한 심정으로 고백하자면..
난 내가 정말 잘하는게 뭔지 아는 상태에서 죽길 원하는 것 같아.
그냥 좋은 가장이 되는 것보다
내가 남들보다 월등히 잘하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싶은 거지.


셀린느: 어떤 할아버지 밑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분 말이
자신은 평생 동안 일이나 출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살았데.
그런데 52세가 되고보니 문득...
자신은 아무것도 베풀지 않고 살았다는 게 느껴진 거야.
그 분 인생에 타인을 위한 시간은 없었어
울먹거리면서 그 얘길 하시더라.

...

있잖아,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나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이 세상에 마술이란 게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그 시도가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알게 뭐야, 안 그래?

대답은 그런 시도 안에 존재해.


Quote: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은 자신이 점점 어려지는 것을 알고, 
앞으로는 가족들을 온전히 부양할 수 없음을 깨달아
 부인 데이지와 딸의 곁을 스스로 떠난다.
그러나 딸의 생일마다 매번 편지를 보내어 그 아쉬움을 덜어내려고 하고
딸을 멀리서나마 챙겨주려고 한다.

그중에서, 벤자민이 청년의 몸과 정신으로 인도를 여행할 때 딸에게 보낸 편지.




나의 딸에게


"가치있는 것을 하는데 있어서.. 늦었다는 건 없다."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는데.. 시간의 제약은 없단다.
넌 변할 수 있고 혹은 같은 곳에 머물 수도 있지.. 규칙은 없는거니까.
최고로 잘 할수도 있고... 최고로 못 할 수도 있지..
난 네가 최고로 잘 하기를 바란단다.
그리고 너를 자극시키는 뭔가를 발견해 내기를 바란단다.
전에는 미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껴보길 바란단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기를 바란단다.
너가 자랑스러워하는 인생을 살기를 바란단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기를 바란단다.



-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중에서

Books: '어린 왕자'(中 마지막 장)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마지막 장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슬픈 풍경이다. 
이것은 앞 페이지에 있는 것과 똑같은 그림이지만 여러분들의 기억에 되새기도록
다시 한 번 그렸다. 어린 왕자가 지상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 그림을 자세히 봐두었다가 여러분이 언젠가 아프리카 사막을 여행하다 
이곳을 보게 되면 즉시 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만약에 이곳에 당도하게 되거든 급히 지나쳐 버리지 말고 
바로 저 별 아래에서 잠시 기다려 보라. 그러다가 꼬마 신사가 나타나서 웃거든,
그리고 그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이고 그가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든, 
당신은 그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거든 나에게 한 마디 기별해서 나를 기쁘게 해주기 바란다. 
그가 돌아왔다고 말이다.

Books: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중에서.



위험한 일

웃음을 웃는 건 바보스럽게 보일 위험이 있다.
눈물을 흘리는 건 감상적인 사람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건 남의 일에 휘말릴 위험이 있다.
감정을 드러내는 건 자신의 참모습을 들킬 위험이 있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기획과 꿈을 발표하는 건 그것들을 잃을 위험이 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되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고,
산다는 건 죽을지로 모를 위험이 있다.
희망을 갖는 건 절망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시도를 하는 건 실패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위험에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으려는 것이니까.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그는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는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고,
달라질 수 없으며,
성장할 수 없다.
살고,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의 두려움에 갇힌 그는 노예와 다를 바 없다.
그의 자유는 갇힌 자유이다.

위험에 뛰어드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자유롭다.


- 앤드류 매튜스





창조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기다린다

1. 뛰어난 영감
2. 주위 사람들의 허락
3. 누군가의 따뜻한 격려
4. 누군가 타다 주는 커피
5. 내 차례
6. 다른 사람이 잘 닦아 놓은 길
7. 몇 가지 규칙
8. 나를 변화시켜 줄 사람
9. 방해받지 않는 널찍한 길
10. 설욕의 기회
11. 뛰어넘기 쉬운 낮은 장애물
12. 더 많은 시간
13. 중요한 인간 관계의 개선, 또는 그 관계의 마무리, 또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
14. 내가 원하는 제대로 된 사람
15. 내게 새로운 기회를 안겨 줄 어떤 큰 천재지변
16. 적당한 시기
17. 나를 대신해 희생해 줄 사람
18. 자식들의 독립된 생활
19. 주가 지수 2000 이상
20. 평화로운 분위기의 정착
21. 서로간의 동의
22. 더 나은 시기가 왔다는 판단
23. 점성학적으로 더 좋은 시점
24. 젊음의 회복
25. 사전 예측
26.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 위치
27. 훌륭한 전직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기
28. 내 자유대로 행동할 수 잇는 나이
29. 내일
30. 행운의 카드
31. 건강 종합 진단 결과
32. 좋은 친구들과의 만남
33. 더 튼튼한 방어벽
34. 다음 학기
35. 졸업 후
36. 소파를 갉아먹는 고양이의 버릇을 고치고 난 뒤
37. 위험 부담이 사라진 뒤
38. 옆집에서 짖어 대는 개가 동네를 떠나기만 하면
39. 삼촌이 군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
40. 나를 발견하고 내 재능을 인정해 줄 사람
41. 더 적절한 대비책
42. 투자비의 하향 조정
43. 여러 쓸모없는 법 조항들의철폐
44. 부모님이 돌아가시면(농담!)
45. 에이즈의 완전한 퇴치
46. 내가 이해할 수없거나 인정할 수 없는 일들이 모두 사라졌을 때
47. 전쟁의 완전한 종식
48. 옛 사랑과의 재회
49. 내 곁에서 나를 지켜봐 줄 사람
50. 분명한 지시 사항
51. 더 효과적인 산아 제한 방법
52. 남녀 평등 헌법 수정안의 통과
53. 가난, 불평등, 폭력, 사기, 무능력, 전염병, 범죄, 모욕적인 발언 등이 완전히 사라질 때
54. 경쟁 상대의 특허권 취소
55. 어릴 적 애인이 돌아오기를
56. 부하 직원이 더 많은 경력을 쌓게 되었을 때
57. 내 아집이 좀더 사라지게 될 대
58. 기회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섰을 때
59. 새 신용카드의 발급
60. 피아노 조율
62. 이 만남이 끝난 뒤
62. 어음 결재
63. 실업 수당으로 받은 수표의 현금화
64. 봄
65. 세탁소에서 양복을 찾아오고 나서
66. 자신감 회복
67. 하늘로부터의 계시
68. 이혼한 아내와 자식들의 생활비를 더 이상 보내 줄 필요가 없게 될 때
69. 시패로 끝난 내 첫 번째 노력 속에 담긴 반짝이는 천재성을 누군가 인정해 주고, 박수를 쳐 주고, 내가 안심하고 두 번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든든히 보상을 해 줄 때
70. 허리 통증과 위 아픈 곳이 사라질 때
71. 은행에서의 빠른 일처리
72. 바람이 선선해졌을 때
73. 내 아이들이 좀더 철이 들고, 부모 말에 복종하고, 스스로 제 할 일으 하게 될 때
74. 다음 계절
75. 용기를 불어넣어 줄 어떤 사람
76. 논리적으로 합당하다는 판단
77. 다음 기회
78. 햇빛을 가리고 서 있는 사람이 비켜 줄 때
79. 내 배가 항구에 들어올 때
80. 더 마음에 드는 냄새 제거제
81. 학위 논문을 끝낸 뒤
82. 잘 써지는 펜
83. 외상값 지불
84. 가출한 아내의 귀가
85. 의사의 허락
86. 아버지의 승낙
87. 목사님의 축복
88. 법률 상담가의 오케이 싸인
89. 아침
90. 혼란스런 시기의 마감
91. 능숙한 장부 관리 기술
92.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93. 가격의 상승
94. 가격의 하락
95. 가격의 안정
96. 할아버지 부동산 정리
97. 아들의 학교 졸업, 아들의 결혼, 아들의 첫 아이 출산
98. 어떤 암시
99. 당신이 먼저 시작할 때

창조적인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이 모든 것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기회를 다 놓치고 늙어버리고 말았다.


- 데이빗 B. 캠벨

Quote: 랄프 왈도 에머슨. 2


*출처: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스스로 행복한 사람’, ‘젊음을 살아가는 지혜’ 등



1.
'그대가 마땅히 들어야 하는 말은 필연적으로 그대의 귓가에 울린다.'


'눈앞에 다가온 시간을 채우는 것, 이것이 행복이다.'


'사람들은 이해하는 능력보다 행동하는 능력에 따라 존경을 달리한다.'



2.
'인간의 모든 힘은 재산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다.'


'아이들의 눈은 건전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은 지금껏 정복당한 일이 없다.'


'고통의 집을 보지 못한 사람은 우주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 사람이다.'



3.
'두려움은 큰 지혜를 가진 교사이자 모든 혁명의 전령사이다.'


'자기가 두려운 것을 해라. 그러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용기는 모든 사물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한다.'



4.
'성공은 한 걸음 한 걸음 바른 길을 밟고 온다.'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힘은 그 재능이나 이해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이 아무리 풍부하여도 실천력이 없다면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력이 그 운명을 결정한다.'


'가장 보편적인 착각 중에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은 
중요한 결단을 내리기에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5.
'용기와 결단력을 지니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우주의 모든 힘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하루하루가 일생을 통해서 가장 소중한 날이라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라.'


'지금 이 순간을 잘 마무리하고, 한 걸음 한 걸음에서 여행의 목적을 발견하고,
 유익한 시간을 가능한 한 많이 가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이다.'


'너 자신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라. 왜냐하면 그것이 네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기 때문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Poetry: '예언자'(中 아이들에 대하여, 종교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의 시집 '예언자' 중에서.



아이들에 대하여

너희의 아이는 너희의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그리워하는 큰 생명의 아들 딸이니
저들은 너희를 거쳐서 왔을 뿐 너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다.
또 저들이 너희와 함께 있기는 하나 너희의 소유는 아니다.
너희는 아이들에게 사랑은 줄 수 있어도 너희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마라.
저들은 저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너희는 아이들에게 육신의 집은 줄 수 있으나 영혼의 집까지 주려고 하지 마라.
저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다. 너희는 결코 찾아갈 수 없는, 꿈 속에서조차도 갈 수 없는 내일의 집에.
너희가 아이들같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을 너희같이 만들려고 노력하진 마라.
생명은 뒤로 물러가지 않으며, 결코 어제에 머무르는 법이 없으므로.
너희는 활이요. 그 활에서 너희의 아이들은 살아 있는 화살처럼 앞으로 날아간다.
그래서 활 쏘는 이가 영원의 길에 놓인 과녁을 겨누고
그 화살이 빠르고 멀리 나가도록 온 힘을 다하여 너희를 당겨 구부리는 것이다.
너희는 활 쏘는 이의 손에 구부러짐을 기뻐하라.
그분은 날아가는 화살을 사랑하듯이, 흔들리지 않는 활 또한 사랑하기에.




종교에 대하여

늙은 사제가 물었다. “저희에게 종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예언자가 말했다.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말한 얘기 모두가 종교에 대한 것이 아니었던가요?
일체의 행위 그리고 일체의 명상이 종교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물론 손으로 돌을 쪼고 베틀을 손질하는 순간순간 영혼 속에서 샘솟는 경이로움과 찬탄이 없다면 그건 행위도, 명상도 아닌 것이 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이 누리는 날마다의 생활이 예배당이며 종교입니다.
그 곳으로 갈 때마다 여러분의 전부를 가지고 가세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진정 절대자를 알고자 한다면, 그 앞에서 수수께끼를 푸는 자가 되려고 하지 마십시오. 차라리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분이 그대들의 아이들과 놀고 있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그분이 구름 속을 거닐며 번개로써 팔을 뻗치고 비를 내리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그분이 꽃 속에서 미소 짓다가 이윽고 일어나 나무들 사이로 손을 들어 흔드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films: '나자렛 예수'(1977) -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


*영화 '나자렛 예수(Jesus of Nazareth, 1977)' 중에서






예수가 마태의 집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예수를 따르기 시작한 베드로가, 고약하기로 소문난 마태의 집으로 찾아가려는 예수에게 가지 말아달라고 한다.
그러나 예수는 기어이 찾아가 마태의 집에서 벌어지는 술판에서, 마태와 그 무리들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베드로는 조용히 문밖에서 듣고 있다.


‘어떤 곳에 부자가 있었다. 그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차남이 말하길, 내 몫의 재산을 지금 주세요라고 말했다.
아버진 두말없이 재산을 형제에게 분배했지.
며칠 뒤 자기몫을 받은 차남은 먼 길을 떠낫고,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다 날렸다.
얼마 안 가 그곳에 큰 기근이 들어 차남은 굶주려야 했다.
그는 돼지 치는 일을 맡았고 돼지 사료조차 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무도 음식을 주지 않았다. 마침내 차남은 깨달았다.
내 아버지 집에선 종도 배불리 먹거늘 나는 굶어 죽는구나
집에 돌아가 종으로 써달라 부탁해야지.
그는 고향으로 향했다. 이미 동구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는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너무도 기뻐서 달려가 아들에게 달려가 입을 맞추었지.
아버지 제가 죄를 지었으니, 아들임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을 불러 제일 좋은 옷을 아들에게 입히자.
반지와 신을 신겨라. 살찐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하자.
내 아들이 죽었다가 살아왔다!
장남이 들에서 일하고 돌아오니 춤과 퓽류 소리가 들렸다.
그는 종을 불러 연유를 알게 됐다. 장남이 분노해 집에 들어가길 거부하였도다.
아비가 나와 간청했으나 듣지 않더라. 난 아버지를 위해 일햏고 뜻을 거른 적 없어요.
나에겐 친구들과 잔치할 염소 한 마리 안 주시더니,
전 재산을 창기에게 써버린 동생에게 송아지를 잡으시다뇨!
“제발 이해해다오.” 아버지가 말하기를
”제발 이해해다오. 넌 나와 항상 있으니 내 것이 곧 네것이로다.
그러나 기뻐함이 마땅하도다. 네 동생은 죽었다 살았으며, 잃었다 찾질 않았냐...“


문밖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베드로가 조용히 예수 곁으로 다가와 흐느적 거리며 말한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어리석었습니다.

예수는 베드로를 매튜 앞으로 다가가게 하여. 둘이 서로 화해하게 한다.

Books: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해설) - 류시화 엮음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시집에 대한 해설




시집 해설

- 류시화



치유와 깨달음의 시
삶을 하나의 무늬로 바라보라.

 한 편의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친유의 힘이다. 우리는 상처받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상처받는 것이다.
얼음을 만질 때 우리 손에 느껴지는 것은 다름 아닌 불이다. 상처받은 자기 자신에게 손을 내밀라. 그리고 그 얼음과 불을 동시에 만지라. 시는 추위를 녹이는 불, 길 잃은 자를 안내하는 밧줄, 배고픈 자를 위한 빵이다.

살아 있는 것들을 보라.
사랑하라.
놓지 마라. 
- 더글러스 던

시는 인간 영혼의 목소리다. 그 영혼의 목소리는 속삭이고, 노래한다.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 곧 시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좋은 시는 치유의 힘, 재생의 역할을 하며 읽는 이의 영혼의 심층부에 가닿는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나만의 신비의 공간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아이들과 놀 때나 식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가 혼자 뒷산이나 마을 앞 강으로 걸어나가면 갑자기 존재를 드러내는 그런 내면 세계였다. 강에 자란 휘어진 풀들, 수면에 비친 영혼, 서리 내린 들판, 작고 흐니 돌멩이, 무덤가에 죽어 있는 풀벌레 등이 내게 무엇인가 말을 걸어왔다. 하지만 그것들은 일상적인 언어로 옮기는 순간, 본래의 색채를 잃고 퇴색하곤 했다.

우리의 육체적인 존재가 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는 영적인 존재이며 이 지구 차원에서 육체적인 체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삶은 영혼 여행의 일부다.
시는 삶에 대해 인간의 가슴에 던지는 질문이다. 시는 진정한 삶을 살도록 자극한다.
‘자신의 삶을 살라’

처음 시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사용한 언어들이 ‘다른 어떤 장소’에서 온 언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언어들은 내가, 그리고 사람들이 주위에서 늘 쓰는 그런 언어가 아니었다. 훗날 나는 그것이 영혼의 목소리임을 알아차렸다.

시를 쓰면서 나는 내 자신이 치유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때로 우리는 삶 그 자체이면서, 동시에 삶에 상처받는 사람들이다. 상처로 마음을 닫는다면, 그것은 상처 준 이만이 아니라, 세상 전체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삶과의 단절이고, 고립이다. 고립은 서서히 영혼을 시들게 한다.

상처받은 자신을 초대하라. 그리고 함께 춤추라. 그것이 치유니까.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작 수첩’
‘시는 단어들이 아니라 추위를 녹이는 불, 길 잃은 자를 안내하는 밧줄, 배고픈 자를 위한 빵이다.’

자비의 어원은 ‘함께 상처를 나눈다’는 뜻이다.
모든 존재 속에 자연히 존재하는 자비의 마음. 보리심의 깨어남. 다른 사람들이 내면에서는 나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티베트의 전통적인 수행법 통렌은 그런 자비심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행자는 깊은 숨을 들이쉬면서 세상의 고통과 불행과 부정적인 요소들을 다 자기 안으로 흡수한다고 상상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숨을 내쉬면서 온정과 자비와 빛 에너지를 세상에 내보낸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시를 읽고 쓰는 행위는 바로 이 통렌과 같다.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왜냐하면 상처받은 것은 영혼이 아니라 감정이기 때문이다. 영혼은 상처받지 않는다. 우리의 영혼, 존재는 더 큰 세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진지하게 시를 쓸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열여덟 살 때 릴케의<젊은 시인에게 보내는편지>를 일고 나서였다. 나는 밤을 꼬박 새우며 그 책을 다 읽었고, 새벽이 밝아왔을 때 시인의 사람이 내 앞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시인은 상처받은 치유자이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음 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한결같이
삶은 생존하는 것 이삼임을 일깨우고 있다. 좋은 시는 치유의 힘, 재생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문하게 한다. 좋은 시는 어느날 문득 자신과 세상을 보는 방식을 새롭게 한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가를 보는 눈은 감상적인 눈이 아니라 불처럼 타오르는 눈이어야 한다. 모든 비본질적인 것과 불순물들을 다 태워 버리는.

시가 기적의 치유제는 아니지만, 읽는 이의 영혼의 심층부에 가닿는다. 그 영혼은 삶에서 받은 상처로 위축되고 떨고 있지만, 상처받는 일 때문에 사랑을 포기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

이 삶 속에 태어났다면, 당신은 거친 세파를 견딜 각오를 해야만 한다. 온갖 불필요한 충고와 소음을 들을 각오를 해야만 한다. 수많은 병고와 사건이 밀려오리라. 그것이 삶이다. 하지만 더불어 자신의 존재를 지켜낼 만반의 준비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사랑이 당신을 정화하리라는 것도.


중고등학교시절. 교사들이 분석해 주는 시를 들으면서 나는 어린 마음에도 그것이 시를 곤충처럼 날개를 찢고, 더듬이를 잘게 부수고, 등껍질을 다 벗겨내 마침내 죽게 만드는 행위임을 느꼈다. 훗날 내 손으로 직접 시집을 사들고 와서 혼자만의 방에서 조용히 소리 내어 시를 읽었을 때, 비로소 시는 ‘나에게로 와서 하나의 의미’가 되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 속으로 들어가 그 시에 의해 감정이 순화되고 변화하는 일이다.
시가 영혼의 양식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의 세계로의 여행.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을 충분히 살아내야 한다.

오늘날 매스커뮤니티 등에 의해 언어가 오염되고 본래의 의미로부터 멀어졌지만,
시는 여전히 가장 정직하고 순수한 언어로 남아 있다.

시를 잃는다면 우리는 언어의 거의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당신이 단 한 편의 시라도 외운다면 그것은 어느 순간에라도 당신을 순수한 존재의 세계로 데려다 줄 것이다.
당신이 얼마 동안 삶을 살았는가에 상관없이, 나는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이 당신의 가슴에 가닿으리라고 믿는다.
영혼의 방향과 삶의 지혜를 선물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읽어 줘야 할 것은 결국 시가 아닌가. 삶의 시......

이 시집이 당신 안에 있는 사랑을 일깨우고 깊어지게 하기를 나는 바란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기를.
이 시집뿐 아니라 결국 모든 책의 저자가 바라는 것이 그것이리라.


Books: '살아있는 글쓰기' - 이호철



아이들의 시, 잘 들어주기



발가락

- 경북 경산 부림국교 5학년 류호철


내 양말에 구멍이

발가락이 쏙 나왔다.

발가락은 꼼틀꼼틀
지거끼리 좋다고 논다.

나도 좀 보자
나도 좀 보자
서로 밀치기 한다.

안 한다
모처럼 구경할라 하니까
와 밀어내노,
서로서로 얼굴을 내민다.

그런데 엄마가 집어서
발가락은 다시
캄캄한 세상에서
숨도 못 쉬고 살게 되었다.
(1989.10.20.)


 요즘은 여름에도 양말을 모두 신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더운 여름에 양말을 신고 있으면 얼마나 답답한가. 그래서 발에 냄새가 나고 아무리 약을 발라도 잘 낫지 않는 그 지독한 무좀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맨발로 흙을 밟으며 돌아다니면 발 건강에 매우 좋다고 한다.
 이 시에서는 양말 속의 갑갑한 곳에 갇혀 있다가 구멍난 틈으로 공기를 쐬려고 내미는 발가락의 모습들을 장난꾸러기 아이들로 의인화해서 재미있게 나타내었다. 그런데 엄마가 기워서 안쓰럽게도 캄캄한 세상, 숨막히는 세상에서 숨도 옳게 못 쉬고 살게 되었다. 양말을 시원하게 벗어 던지고 발가락 모두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 주었더라면 더욱 좋겠다. 자기의 몸인데도 좀처럼 마음을 쓰기 힘드는 발가락에 마음을 주었다는 것이 칭찬할 만하다.




설거지

- 경북 경산 부림국교 6학년 김필선


그릇에 기름이 묻어 있어
퐁퐁으로 그릇을 씻었다.
퐁퐁의 거품이
동글동글한 게 꼭 지구 같다.
내가 입으로 후 부니까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이
빙글빙글 돈다.
“우와 이쁘다!
민아, 저거 봐라!
무지개가 지구에
둘러싼 것 같제!“
“정말 이쁘다.
무지개보다 더 이쁘다.“
그걸 보면서 설거지를 하니
기분이 그냥 좋다.
(1986.6.16.)

 아름다움이라도 그 속에 뛰어들어서 몸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냥 바라만 보고 머리로 느끼는 아름다움은 조작된 아름다움이다. 그런 아름다움은 얼마 가지 않아서 싫증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보기 싫어진다. 땀 흘리며 일하는 가운데 문득 발견하는 그 아름다움은 영원한 것이다. 진짜 아름다움이다.
 이 시에서는 설거지를 하다가 거품에 비치는 아름다운 무지개 색깔을 발견하고 놀라워한다. 그래서 그걸 보면서 설거지를 하니 일을 해도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들에서 일하다가 문득 서쪽 하늘에서 보는 저녁 노을이나, 잠시 쉬면서 듣는 시원한 매미 소리, 아침에 소 먹이다 보는 풀잎의 이슬, 이런때 보이는 아름다움이 정말 값지다.
“우와 이쁘다!
민아, 저거 봐라!
무지개가 지구에
둘러싼 것 같제?“
이 말 속에 그 아름다움을 보며 놀라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서문

솔직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깨끗하다. 거짓말할 줄 모르고 양처럼 온순하다. 그래서 거짓글을 쓰는 사람, 꾀놔 요령이나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바보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땀흘리며 일할 줄 알고, 어려움을 이겨 낼 줄 알며, 옳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항할 줄 알고, 그릇된 일은 비판하여 올바른 길을 찾을 줄도 안다. 또한 보는 눈이 넓고, 생각이 깊고, 앞서 가서 멀리 내다볼 줄도 안다. 그것뿐 아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으며, 아름다운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

 꾀나 요령으로,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솔직한 글을 쓸 수도 없거니와 바로 눈 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아웅다웅 다툰다. 남의 괴로움 따위는 모르거니와 알아도 모르는 척한다.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척도 하지만 정말 어렵게 더불어 살아야 할 일에는 발뺌도 잘 한다. 참되게 사는 맛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아주 불행한 사람이다.

 살다가 보면 기쁜 일, 슬픈 일, 억울한 일, 답답한 일, 따져 볼 일, 외로움, 놀라움, 신비로움... 수도 없이 많다. 아이들이 그런 것들을 글로 마음껏 풀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 글을 읽는 사람 중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큰 위로가 될 것이고, 그와 같은 처지에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처지를 잘 이해하게 되어 결국 모두 한마음이 될 수 잇지 않겠나.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어떤가? 그런 것들을 까마득히 접어두고 지식만 주워 담는 학원에서, 텔레비전 앞에서, 전자오락실에서, 비디오 앞에서, 몹쓸 만화책 속에서, ... 잘못된 어른들의 삶처럼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이 본디 지니고 있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쓰게 하고, 책을 읽게 한다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세상은 모두가 거짓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참으로 살맛나는 세상이 됮지 않겠나.

 아이들을 글짓기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 억지로 쓰게 하는 글짓기 지도가 아니라, 참되게 살아가게 하기 위한 글쓰기 지도를 해 보자. 글쓰기 지도는 문예부 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교사나 밥 먹는 것처럼 할 수 있어야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읽는 사람이 감동할 수 있는 솔직한 글을 쓰게 하려면 우선 아이들이 굳게 닫아 놓은 마음의 문을 먼저 활짝 열어제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우리 어른들은 그렇게 할 수 없도록 권위란 힘으로 아이들을 곽 눌러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너그럽게 받아들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도 가슴 깊이 묻어만 두고 밖으로 마음껏 나타내지 못한다. 그러면서 마음에도 없는 말로 어른들의 마음에 들도록 겉만 번지르하게 꾸며낸다. 어른들은 이것을 보고 아이들의 참 모습이라고 착각한다. 그건 아이들 본래의 모습이 아니다. 더구나 어른들의 걱정이 아이들의 걱정이 되고 거가다가 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걱정이 또 더해져서 무겁게 누르는데 그 마음을 풀지 못한 채 예쁜 모습, 아름다운 모습만을 꾸미도록 강요당하고 있지 않는가. 이렇게 꼭두각시처럼 시키는 대로 겉만 번지르하게 해서 아이들의 것이라고 내세우게 하지 말고, 정말 아이들의 생각을 마음ᄁᅠᆺ 드러내 보이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본 마음을 내보인 것이 어른들의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어른들에게 버릇없는 어린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일들을 묻어 두고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깊이 묻어둔 채 굳게 닫고 있다면 과연 자신이 여러 사람들 앞에 떳떳해질 수 있을까? 어떤 부끄러운 일도 세상 사람들 앞에 드러내 놓을 수 있다면 나는 우선 그 사람이 다시 떳떳해지고 깨끗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면 앞날이 아주 밝아지겠지.

 아이들이 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도록 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모든 것, 모든 일을 사랑의 눈으로 살펴볼 줄 알게 하기 위함이다. 그 가운데서 특히 힘없고, 불쌍하고, 보잘 것 없고, 작고,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것, 남에게 버림받은 것들을 사랑할 줄 알게 해야 한다. 더욱이 그들의 아픔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그들을 더 자세히 관찰하고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하며, 그들의 처지가 되어보게 해야 한다. 눈으로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이 하는 일을 직접 겪게 했으면 더욱 좋겠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일에 묻혀 사는 것만큼 마음을 다 알 수 있겠나만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도록 해야겠다.

 또 한 가지, 세상 일은 아무리 감추어도 드러나게 되는 법이다. 그래, 아이들의 눈에 들어오는 세상살이는 어떨까? 그만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세상 돌아가는 대로 따라 돌아가기만 하면 될까? 거기에서 어떤 불량한 물건이 만들어져 나와도 상관없이 돌아가기만 하면 될까? 안 될 일이다. 세상에는 진정 아름다운 것도 많지만, 겉으로만 아름답게 보이는 것도 많다. 그래서 겉이 번드르하게 꾸며져 있어 남 보기에 아름답게 보일지라도 한 번쯤은 따져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와 반대로 겉은 험해서 흉하게 보이나 속은 아름답고 쓸모 있는 것도 많으니 그 또한 살펴보도록 할 일이다. 이렇게 세상은 참 묘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어른들이 아주 많다. 그냥 그렇게 세상을 아름답게 보도록 아이들을 기르면 될 것이지 굳이 썩고 병든 것을 파헤쳐 보여서 무얼 배우겠느냐고, 그렇게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찍, 될 수 있는 대로 일찍 찾아내고 파헤치도록 해야 좋다고 생각하낟. 그리고 썩은 원인을 여러 가지 면으로 찾아보게 하고 그 원인에 딸 스스로 치료를 하면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자기 자신을 바르게 세우게 된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커서 제대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세상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마음의 눈을 크게 뜨도록 해야 한다.

 자세히 듣고 보도록 마음의 문을 열게 할 일이 또 있다. 가만히 들어보면 세상에 ‘꿀꿀’우는 돼지가 없다. ‘야옹야옹’우는 고양이도 없으며, ‘맴맴’우는 매미도 없다. 사람들은 무조건 ‘꿀꿀’, ‘야옹야옹’, ‘맴맴’ 운다고 머릿속에 못 박아 놓고 있다. 또 꽃이 ‘아름답다’는 말도 온세상 어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아름답답’는 말로밖에 아름다움을 나타낼 줄 모른다면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한다. 그와 같은 생각을 ‘관념’이라거나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런 틀에서 벗어나야만 생생한 글을 쓸 수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든 마음의 문을 열고,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어 못 견뎌서 쓰도록 해야 한다.





자기 글의 소중함 일깨우기

진솔한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전 인격을 걸고 내면의 세계까지 고스란히 담게 된다. 그래서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 사람과 같은 글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귀중한 것이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자기의 미술 작품이나 글을 아무렇게나 버리거나 대수롭잖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 데나 버려서 사람들이 짓밟게 만들고 구겨서 휴지통에 처박아 넣어 버린다. 결국 자신을 짓밟아 버리고 시궁창에 처넣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도 교사는 아이들 자신의 글은 잘 되었건 못 되었건, 마음에 차건 말건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것이 또 자기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자기의 글이지만 발표가 되면 자기뿐 아니라 글을 읽는 사람의 삶도 가꾸게 한다는 사실을 개닫게 해야 한다. 따라서 문집이나 그 밖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글을 발표해서 함께 누리는 기쁨도 맛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 자신이 쓴 글에는 어느 학교 몇 학년 누구라는 것과 쓴 연도와 날짜를 꼭 적어 두도록 지도하고, 아이들의 글을 어른들이 인용할 대도 그것을 꼭 밝혀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먼 훗날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 시대 사정을 생각하며 읽게 되어 글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참된 사람으로 키우는 시 쓰기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 사회의 숲에서 바르게 자라는 데는 무슨 별난 교육을 야단스럽게 하지 않아도 오염된 환경만 막아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적어도 아이들이 본성은 잃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못난 어른들은 그냥 두지 않는다. 다른 자리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교육이란 이름 아래, 싱싱하게 자라는 나무를 괜히 조그만 화분에 꼼짝도 못 하게 옮겨 가두어 놓고 제 입맛에 맞게 비틀고 잘라 놓는다. 많은 아이들이 어른이 쓴 동시의 틀에 맞추어 거짓말 재주를 부리는 것만 보더라도 이미 그 잘못된 어른들의 생각이 아이들을 얼마나 잘못된 길로 이끄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이오덕 선생님이 엮은 <일하는 아이들>에 실린 아이들 시가 그렇게 싱싱하고 개끗한 것은 그 당시 농촌이 요즘처럼 오염되지 않은 탓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본성을 잃지 않은 데다 또 그것을 뜻있는 선생님이 지켜준 데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많이도 오염된 요즘, 편한 것만 찾으며 참된 눈물을 잃어버리고 얕은 웃음으로만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서는 그런 시 얻기가 아무래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오덕 선생님이 말한 시 교육의 목표를 살펴보자.
1) 일상의 삶에서 비뚤어지고 오염된 마음을 순화시킨다. 혹은 사람의 정신을 더 높은 경지로 고양시킨다.
2) 시적인 직감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붙잡는다.
3) 참된 삶을 인식하고, 인간스런 삶의 태도를 갖는다.
4) 진정이 들어 있는 말, 진실이 꽉 찬 말, 정직한 말의 아름다움을 개닫고, 그런 말을 쓴다.
5)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참다운 인간을 키워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교육이니 어쩌니 해도 아이들의 본성을 눌러 놓고는 참다운 인간을 길러 가는 인간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이 본성을 살려 마음껏 시를 쓰면서 참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잇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어른에 의해 묻은 때, 더구나 머리로 자 맞추어 쓴 시를 익히고 써왔던 때를 깨끗이 벗겨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때 그 순간의 생생한 감흥을 불러일으켜 감동 있는 시를 쓰게 해야 한다.

Books: '독일 교육 이야기' - 박성숙


*책 본문중에서.



독일과 한국의 국어시험 비교


“엄마.”
“뭐?”
“저기,저...”
“뭔데 그래?”

머뭇거리는 작은아이 손에서 종이를 낚아챘다.
“독일어 시험지잖아? 삼 점이네! 못해도 이 점 이상은 받아오더니 왜 갑자기 그랬어?”
“글짓기가 너무 어려워. 잘 안 돼.”

 3학년 들어 본격적으로 작문을 배우기 시작한 작은 아이는 갑자기 어려워진 독일어 때문에 고생했다. 그래도 ‘스스로 어ᄄᅠᇂ게든 해결하겠지’ 생각하고 내버려 두었더니 점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3학년 중간고사에서 간신히 3점을 받은 것이다.

 독일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과 비교하여 집에서 한국어를 쓰는 우리 아이는 어휘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독일 아이와 같은 수준을 글을 쓰기도 쉽지 않다. 큰아이처럼 독서를 많이 해서 글쓰기의 바탕이 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땐 갑자기 어려워진 수준 때문에 고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작문은 독일 학생들에게도 만만치 않을 정도로 쉽지 않은 과목이다.

 ‘스스로 하는 것은 여기까지!’ 나는 역시 어쩔 수 없는 한국 엄마인 모양이다. 독일어 공부가 어려워지면서 더 이상 혼자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독서를 본격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독일 학교 공부를 위해서는 책읽기만큼 완벽한 훈련은 없었다. 당장 눈앞에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해도 책 읽는 분위기에 익숙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초등학교 4년동안 교사가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독일어 수준은 극과 극의 대조를 이룬다. 처음엔 알파벳을 한 글자씩 1년이 넘도록 반복 또 반복하며 배운다.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책을 읽을 수 있을ᄁᆞ?’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기초만 다진다. 그러다 어느새 졸업학년인 4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이미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한 짤막한 글 한 편 정도는 거뜬히 쓰는 실력이 된다.

 초등학생이 독일어 공부에 돌입하는 시기는 작문을 배우는 3학년부터다. 3학년 1학기 때 작은아이의 독일어 중간고사 문제중의 하나는 그림4장을 보고 이야기를 써내는 것이었다.
이 글은 상상력을 담고 있어야 하며, 내용에 어울리는 제목을 붙이고 도입과 결말과 클라이맥스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거디다 형용사와 부사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문장의 시작을 중복되지 않게 쓴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시험에서 문법과 맞춤법이 내용 전개보다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김나지움 고학년과 기본적인 평가기준은 대동소이하다.

 독일어 시험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작문 위주로 바귄다. 독일어뿐만 아니라 영어, 사회, 과학과목ᄁᆞ지 모두 같은 유형의 문제가 주를 이룬다. 독일 공부가 겉으로 느슨해 보인다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어느 정도라도 성적을 유지하려면 수박 겉핥기식의 암기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대학에나 가야 볼 만한 깊이 있는 문제가 이곳에서는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김나지움 10학년때 큰아이의 학기말 독일어 시험문제는 <만약 상어가 인간이 된다면>이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유명한 우화를 읽고 분석, 비평하는 문제였다. 두 시간 동안 A4용지 5장 분량의 작문을 통해 우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글에 숨겨진 교훈을 찾아낸 뒤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

 문제도 쉽지 않지만 답안지를 보면 더욱 놀라게 된다. 엄청나게 복잡한 데다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선생님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게다가 답안지 끝에는 항상 “많이 좋아졌구나! 앞으로 계속해서 이렇게 하기 바란다.‘라든가 ’이번엔 좀 어려웠나보구나. 다음에는 더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해라!‘등 아이에게 남기는 짤막한 메시지까지 적혀 있다.

 도대체 수십 장의 시험지를 이렇게 하나하나 채점하려면 일이 얼마나 많을까. 아이가 독일어나 영어 답안지를 받아오면 한 장 가득 세분하여 매겨진 점수판에 놀라다가, 토씨 하나 건너뛰지 않고 잡아내려는 흔적이 역력한 빨간 글씨를 보고는 입을 딱 벌리고 만다. 독일 선생님은 일한다고 물만을 놓다가도 시험지를 받아보면 투덜거릴 수가 없다.

 독일은 긴 겨울방학이 없는 대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분기별 시험이 끝나면 2주 정도 단기 방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채점하는 데 워낙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교사들은 여름방학을 제외하면 아예 휴가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한다. 컴퓨터에 답안지를 집어넣기만 하면 전교 석차까지 자동으로 계산되어서 나온다는 한국의 교사가 독일 교사보다 이 부분에서만은 편하겠다.

 나는 큰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한국과 독일 국어교육의 차이점을 정확하게 경험했다. 세 살 때 독일에 와서 하루도 쉬지 않고 내가 아이를 위해 신경 쓴 부분은 다름 아닌 한국어였다. 자신 있게 가르칠 만한 과목이기도 했고, ‘언어를 완벽하게 하나 더 구사한다면 아이 인생이 얼마나 더 풍요로워질까’ 생각하니 힘들기는 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한국어는 집에서 계속 사용한다는 장점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국 문제집을 구해다가 차례로 배웠고, 지금은 중학교 1학년 2학기 과정인데 아이는 이제 한국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간다고 느낄 만큼 요즘 들어 부쩍 어휘가 다양해지고 대화 수준도 제법 어린아이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글공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하루에 20분 이상을 넘기지 않으려다 보니, 같은 학년의 진도를 따라가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저학년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되는가 싶었지맍 고학년에 가니 학교 공부량도 많아진 데다 수준이 점점 높아져서 이제는 겨우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만 유지할 뿐이다.

 그래도 지금 중학교 1학년 2학기 문제집을 푸는 아이가 평균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는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그런데 텍스트를 써보라고 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문장도 흉내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한다는 게 더 신기하다. 문제집을 풀 때면 한국 시험이 식은 죽 먹기라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말이다.

 논술 공부라는 말이 없었던,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시절에는 국어시간에 글 한 줄 써보지 않았고, 시험도 정답 번호를 찍기만 하다가 졸업했다. 큰아이를 통해 당시 우리의 국어 실력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우리 시대에는 명문 대학을 졸업했어도 편지 한 장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허다했던 것이다.

 독일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된 작문시험이 대입시험까지 이어진다. 물론 저학년에서는 문법과 맞춤법이 중요시되기는 하지만 6학년만 되면 이미 독일어 시험에서 문법은 사라지고 오직 작문 실력이 평가기준으로 남는다. 독일 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가장 어려운 과목이 독일어이다. 충분한 독서량과 논리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생각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가기가 힘드랃.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글쓰기는 달달 외운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단기간에 들입다 판다고 될 일도 아니다. 아비투어에서 독일어 시험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13학년까지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훈련해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논술 시험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생들 대부분이 시험을 위해 단 한 번의 과외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논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즈음 한국 학교에서는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하는지 궁금하다. 설마 학우너에 모든 것을 의학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여기에 생각이 이르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설마 그럴까....






명문 대학 없는 독일


 한국에서 대학이 평준화된다면, 서울대학이 없어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독일 학생이 경쟁에 찌들지 않고 여유롭게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바로 명문 대학이 없다는 데에 있다. 그들은 중고등학교 때는 함께 어우러져 사회성과 인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한 후에야 비로소 공부다운 공부를 시작한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독일의 베를린 공대나 하이델베르크대학, 아헨 공대는 정작 족일인에게는 관심 없는 이름이다. 학생이 대학을 먼 도시로 가는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학과가 지금 사는 곳의 대학에는 없다거나 경쟁자가 유독 많아 인근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을 경우지, 대학 이름을 찾아 이사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다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나도 이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교육열에 불타는 젊은 한국 엄마라면 모두 자기 아이가 어릴 때는 천재라고 착각하듯 나도 그랬나 보다. 아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1등만 할 것 같은데 공부를 잘해도 보상이 없다는 독일 교육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는 대학평준화 때문에 아이가 풍요로운 청소년 시절을 보낼 수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평준화는 비인간적인 경쟁을 조장하지 않는다. 대학도 중고등학교처럼 공부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고르게 입학한다. 독일 대학에는 학과마다 몇몇 수재가 눈에 띈다. 그들이 한국에서라면 명문 대학을 갔으 학생이고, 독일을 이끌어갈 인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대학 이름으로 일류와 이류로 나뉘지 않는다. 어느 학과를 졸업했느냐가 중요하지 어느 대학이냐는 진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간 교류와 이동이 자유롭다.

 또한 전체 대학이 고른 수준을 유지한다. 한국이나 일본, 미국 등 여타의 나라처럼 1등만 입학할 수 있는 명문 대학이 없나는 뜻은 인재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가 <더타임스> 세계대학평가 발표에도 잘 나타난다.
2009년에 발표된 <더타임스>의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은 4개 대학이 200위에 들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끊임없이 교육에 투자한 결과가 이제 서서히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다. 순위 안에 든 4개 대학은 잔치 분위기 속에서 총장의 리더십이 뛰어났다거나 대학혁신의 결과라는 등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다.

 그럼 독일은 어떨까? 독일은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은 뮌헨대학이 55위에 그치면서 선진국 중 50위권에 든 대학을 하나도 배충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20세기 초 독일이 누렸던 학문적 명성은 빛바랜 추억이 되었다. 그런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ᄁᆞ?
이해를 돕기 위해 비영어권 나라 중 관심 있는 몇몇 나라를 중심으로 표를 만들어 보았다.
표에 나타난 결과로 보면 독일은 강대국 중 유일하게 50위권에 대학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물론 도표 상으로는 참담해 보이겠지만 독일 교육제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결과가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런 제도를 유지함에도 200위 안에 10개나 되는 대학이 들었다는 것이 놀랍다.

 50위 안에 든 대학은 없었지만 뮌헨공대를 시작으로 괴팅겐대 등까지 10개 대학이 크게 수준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200위 안에 진입했다.

 한국은 서울대학이 47위를 했고 독일은 뮌헨대학이 그보다 못한 55위를 했지만 이 결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봐야 한다. 서울대학은 한국 최고의 수재를 한 곳에 모아 집중적으로 투자해 얻은 결과지만 뮌헨대학은 바이에른 지역을 대표하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몇몇 학과가 약간 유명할 뿐 다른 대학과 큰 차이가 없는 평범한 대학일 뿐이다.

 교육 관련 글을 쓰면서 독일 부모나 선생님을 만나면 집중적으로 교육 이야기를 한다. 내가 만난 모든 독일 선생님과 학부모는 대학 때문에 먼 곳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독일은 전체적으로 대학 수준이 고르며, 중간으로 갈수록 두터워진다. 또한 500위 안에 든 대학이 영구 다음으로 가장 많은 나라다. 인재의 고른 분포와 주 정보의 공편한 지원이 대학의 전체수준까지끌어 올리고 있는 것이다.

 대학평준화는 입시 경쟁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만은 아니다. 인재가 더나지 않고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진정한 지방자치제를 이루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독일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태어난 도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을 졸업하여 그 도시의 직장에 다닌다.

 도시라고 해도 한국의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를 의미하지 않는다. 인구 30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에 사는 독일인의 일생도 마찬가지다. 내거 거주하는 아헨은 대학도시기이 때문에 경제시설이 부족한 관계로 밥벌이를 위해 떠나는 사람이 있지만, 어쨌든 독일인은 태어난 곳에서 계속 살며 공부하고 일하는 삶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시골이나 소도시의 수재가 고향에 남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독일은 이렇게 좋은 제도를 가졌으면서도 대학의 줄세우기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듯 2006년부터 국제경쟁력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엘리트 대학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현재 아홉 개 대학이 선정되었고 차례를 기다리는 다른 대학도 있지만 이 정책이 실효를 거두는지 구체적인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또한 ‘몇몇 엘리트 대학을 만들기보다는 전체적인 대학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과연 엘리트 대학 양성이 한국처럼 극심한 입시경쟁을 유발할지 미지수다.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달리 국민은 시큰둥한 입장이라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대학은 크게 없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꾸준히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독일에도 국제경쟁력에서 앞서가는 명문 대학이 생길 것이다. 그날엔 독일도 세계대학평가 순위명단 상위권에 진입하겠지만 그것을 위해 학생은 무엇을 내주어야 할까?

 아마도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성적을 올려 명문대를 가기 위해 과외를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교육 시스템이 발 빠르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 과외를 받은 학생과 받지 않은 학생 간에 차이가 발생할 테고 고액과외비를 낼 만한 부자의 자녀들이 명문 대학에 많이 입학할 것이다. 이미 사회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잉여인간 취급을 하고, 기업 또한 골치 아프게 인성이니 능력이니 따질 필요 없이 일단 명문 대학을 나온 이를 먼저 채용한다. 아, 이것이 바로 한국의 모습이 아닌가.

 유급 위기에 처하지 않고는 과외가 필요 없는 지금의 독일 학생은 여행을 즐기고 운동이나 음악활동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하여 젊음을 만끽한다. 명문 대학이 있다면 그런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 생활을 계속해서 영위하는 사람은 이미 청소년기에 인생의 낙오자로 낙인찍힐 테니 말이다.

 어느 지역 어느 동네에 살든지 수준이 비슷한 대학에 진학하는 일은 옛날이야기가 되어, 명문 대학이 없는 고시는 엘리트들이 모두 명문 대학을 찾아 떠났기 때문에 점점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독일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무겁다.

Books: '디퍼런트' - 문영미


*문영미 교수가 지은 '디퍼런트'의 서문.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큰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자, 학교에서 숙제로 받은 시를 집으로 들고 와서 외우기 시작했다. 그것도 매주 새로운 시를 가지고 왓다. 덕분에 나도, 스펀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아들의 머리가 시의 모든 구절을 완벽히 흡수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주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아들과의 숙제 프로젝트는 최소한 한동안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들이 하고 있는 이 정신적 스트레칭에 나는 조금식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10년가량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었다 강의의 목표는 비즈니스 세계의 언어로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나는 학생들에게 비즈니스의 ‘문법’을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학생들이 이 문법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 흡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깨달은 것은, 이 방법은 분명 가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학생들을 기계적인 사고에 가두어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반복 학습이 사고능력과 상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험을 진작 개달은 많은 교수들은,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강의방식을 최대한 멀리하고 있다. 그들은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도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는 아직까지 반복 학습의 단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비즈니스 세상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이러한 단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창조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 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을 분석하는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에 ‘지나치게’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이유로, 그들의 사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돌아가면서 똑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만들어 내는 기계와도 같이 움직이고 있다.

 나는 경영학 교수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시민이고, 아내이고 그리고 엄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경험하고 있다. 이웃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할인마트에 가서 샴푸, 주스, 운동화 등을 산다. 그리고 때로는 마트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에 현기증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한 종류의 제품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는 4~5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수백 가지의 비슷비슷한 물건들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고아고들 또한 흘러넘치고 있다. 오늘날, 마케팅이란 일종의 과장의 기술이 되어버렸다. 마케터들은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고 끊임없이 떠들어댄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신제품들은 자신이 최고라고 우겨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 변수가 하나 발생했다. 그것은 바로 최근에 벌어진 세계적인 경기침체이다. 미국발 경제위기는 모든 사람들의 일상으로까지 파고들어속, 이제 우리 모두는 어떻게든 혼자서 어려움을 이겨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경제위기는 우리 모두를 집단적인 방식으로 몰아대고 있다. 나는 아직도 경제위기가 막 찾아왔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집값이 폭락하면서, 투자시장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동안 내가 부러워마지않았던,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크고 멋진 집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어야만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기본적인 소비패턴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 사회가 일구어온 성공과 꿈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과소비는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고, 사람들은 생필품을 살 때에도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만 했다. 풍요의 시대는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풍요의 물질적인 기반이 사라진 것이라기보다, 풍요에 대한 정신적인 안도감이 사라진 것이엇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기술적인 측변이 다분히 존재한다. 그러한 측면은 특히, 관찰과 분석 활동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여기서 바로 마케터의 존재가 부각된다. 마케터는 자신이 원하든 혹은 원하지 않든, 모든 인간의 욕구를 관찰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물론 인간의 욕망에는 한계란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거기에는 어느 정도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마케터들 대부분은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소비자들의 욕망과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풍요로운 시대에 대한 수많은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는 그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쇼핑몰만 둘러보더라도,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이싿.

 로큰롤이 그랬던 것처럼, 마케팅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과장이나 허풍은 당연한 것쯤으로 여겨졌다. 표절도 별로 문제될 게 없었다. 전형적인 멜로디와 리듬만으로 비슷비슷한 노래를 만들고 나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매너를 보여주기만 하면 관중들이 열광을 했던 것처럼, 마케터들은 특별한 아이디어 없이도 얼마든지 쉽게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조금의 속임수는 그냥 애교로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록밴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똑같이, 마케터들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 풍요의 시대가 급속히 저물어가면서, 소비자들은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졌다. 예전의 시끄럽고 화려한 마케팅은 더는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마케터들은 남들과 비슷한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비즈니스 세계의 사람들은 이제 뭔자 ‘다른different'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 책의 목표는,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가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다름difference'이란 과연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동일함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차별화의 존재를 발견해 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모험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혁신적인 기업 사례들을 살펴볼 것이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는,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용감무쌍한 기업들이 드물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보다 앞서, 나는 비즈니스 전문가, 그중에서 특히 기업의 마케터들이 그동안 고집해 왔던 고정관념들을 가장 먼저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결코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강조하듯이, 배우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것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면,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한다면, 고정관념의 한계를 과감히 넘어서야만 한다.

 작년에 둘재 아들이 2학년이 되었다. 그리고 형과 마찬가지로 매주 새로운 시를 숙제로 받아가지고 왔다. 나는 도다시 매일 밤 아들 앞에서 시를 낭독해야 했다. 말 그대로 나는 데자뷰 현상을 체험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예전 같지 않았다. 시를 암송한다는 것은, 그 속에 담겨진 소중한 의미를 잃어버린 채 그냥 기계적으로 읊어대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전문직 여성인 내 친구 얘기를 잠깐 해 보자. 그녀는 웬만한 경영서의 내용은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녀의 말에 쉽게 동의할 것이다. 실제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경영서들은 아주 많이 나와 있다. 그러한 책들은 지하철 노선도처럼 자세한 정보는 가능한 제외하고, 중요한 개념들만 압축해서 설명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압축에는 항상 손실이 다르기 마련이다. 예일 대학에서 정보전달을 연구하고 있는 으데워드 퍼프트 교수는 ‘파워포인트의 인식유형’이라는 논문을 통해,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정보전달의 특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퍼프트 교수는 과잉단순화와 형식적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만약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얘기한다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파티에 와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할 것이다.

 대학생 시절, 나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의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과 강의 그리고 연구에 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어찌 보면 두서없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는 분명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일관적인 메시지를 조금씩 엮어나가고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을 즈음, 독자들은 저자가 이 책에서 과학적 원칙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파인만은 여기서 정보를 전달하는 두 가지 접근방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첫째, ‘파워포인트적인 방식’이다. 파워포인트적인 방식은 세부적인 사항들을 계속적으로 제거해 나가서, 결국 그 핵심만 남기는 방식을 말한다. 두 번째는 이와 정반대의 접근방식이다. 이는 현상의 복잡성은 그대로 놓아두고, 관찰자의 시선만 이동시키는 ‘시선 바꾸기’방식이다. 시선 바꾸기 방식은 세부적인 정보를 제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차원으로 관점을 이동하면서 새롭게 해석을 시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책에서 파인만은 후자의 방식을 선택한다. 그는 이러한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기워나가면서 커다란 융단 하나를 완성하고 있다. 파인만은 정말로 수많은 천조각들을 가지고 화려하고 치밀하고 완벽한 작품 하나를 만들어낸 것이다. 파인만은 언젠가 꼭 한 번 저녁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드는 사람이다!

 터프트와 파인만의 책 이외에도, 나는 여러 다른 책들로부터 이 책을 써나가기 위한 접근방식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의사이자 저자인 아툴 가완디가 쓴, 미국 의료 시스템에 관한 두 권의 책을 들 수 있다. 이 책들은 모두 조합과 숙성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가완디는 개인적인 부분과 전문적인 부분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차분하게, 도 다른 때는 열정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나간다. 나는 가완디의 책을 통해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예전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다음으로 존 스틸고 교수의 ‘외면에 마술이 존재한다’라는 책을 들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현대건축에 대해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원 시절에 읽었던 돈 노먼의 ‘일상용품 디자인’이라는 책을 통해, 기술과 기능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위의 책들은 모두 저마다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속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학문적인 주제를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학문적인 내용들을 단순화하려는 시도를 결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더 풍부하고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했다. 이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설명하는 방식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캘빈 트릴린이 음식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다시 말해, 의료 시스템, 건축,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들 모두는 자신들의 전문 분야가 더 큰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이 쓴 책은 얼핏 보기에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늘어놓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결국 분명한 하나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쩐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특히 현학적인 표현의 비효율성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푸어나가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자신의 주장이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일 수 있다느 ㄴ사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책은 독자들에게 빛나는 영감을 가져다준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최종적으로 제시하는 결론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이들 모두는 철저하게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핵심적인 교훈을 끄집어 내고 있다. 이들의 날카로운 눈은 자갈밭에서 옥석을 가려낸다. 보석을 발견하는 순간, 그들은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마침내 발견한 진실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고 풍부하게 설명하낟. 만약 학문이라는 것이 대화의 형식으로 존재해야만 한다면, 이들은 분명 가장 유능한 학자로 추앙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우리에게 낯선 어휘의 그물들을 과감하게 던지면서, 진리의 물고기를 힘차게 몰고 나가는 타고난 이야기꾼들이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 마케팅은 배경음악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소비하고 욕망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들 속에서, 마케팅은 이제 리므과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시장을 바라보았던 일차원적인 접근방식으로는 이러한 마케팅의 존재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책에서 입체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이싿. 그리고 모순적인 개념들을 조금은 복잡한 방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잇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이란 ‘기업’과 ‘실제의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만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실제의 사람’들은 기업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절대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알고리즘이나 생산공정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현실 속의 소비자들은 비즈니스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독특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그리고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책에서 나는 바로 현실 속의 소비자들이 가지고 잇는 사고바식과 태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는 조금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로 더욱 창조적일 수 있으며, 또한 그 속에서 여러분은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접근방식이 분명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적인 생각과 행동들은 결코 논리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일상 속의 생각들은 보잡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기 때무넹 우리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세계의 진실 역시 복잡하고 모순투성이인 길을 걸어가지 않고서는 발견할 수 없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한 학생이 내 수업에 대해 했던 말을 소개한다. “교수님의 강의가 다른 수업들과 다른 점은, 너무나 인간적이라는 것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경영학 수업을 가장한, ‘우리’ 자신을 위한 강의입니다.”

 나는 이 책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디퍼런트’는 경영서를 가장한,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한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