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포 선라이즈' 중에서.
놀이공원을 걸으며 이야기 하는 장면.
제시: 우리 부모님은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결혼하고 아이를 가졌어
나한테 잘하려고 최선을 다했지
셀린느: 두분 이혼하셨어?
제시: 그래, 마침내 말야.
더 일찍 갈라섰어야 했어
나랑 우리 누나 때문에 그렇게 못한 거지..
대단히 감사합니다!
한번은 엄마가 아빠 앞에서 나한테 이런 말을 했어
두 분이 언쟁 중이었는데
아빠가 날 원하지않았다고 말야
엄마가 날 임신한 걸 알았을 때
아빠가 엄청 화를 냈었대
날 임신한 건 실수라고 했다더군
그 말은 내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줬지
난 항상 이 세상에 잘못 태어난 거라고 생각했어
셀린느: 너무 슬프다
제시: 뭐, 하지만 이젠 이런 나한테 자부심을 느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거잖아
날 거부한 세상을 극복하고 태어났으니 말야
셀린느: 음.. 좋은 사고방식이야.
손금쟁이가 셀린느의 손금을 봐주는 장면.
손금쟁이: 여행 중이군요. 이곳에선 이방인이에요.
당신은 모험가예요. 탐구자죠.
당신 마음엔 모험가가 있어요.
여성의 힘에 관심이 잇군요.
여성의 저변에 숨어있는 힘과 창조력에 관심이 있어요.
그런 여성으로 성장할 거예요.
인생이 서투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만 있다면,
타인과 진실된 교류를 할 수 있을 거에요.
...
두 분은 모두 별이에요. 그걸 잊지 말아요.
성당 장면.
셀린느: 며칠 전 부다페스트에서.. 할머니랑 이런 오래된 교회에 가본 적이 있어
난 종교적인 건 대부분 거부하지만,
상실감이나 고통, 죄책감을 안고 이곳에 와서 답을 구하는..
그런 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이 연민을 느끼게 돼
수많은 세대의 수많은 고통과 행복이 한 장소에 융합되어 있다니..
정말 멋진 것 같아.
골목 장면.
셀린느: 난 내가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거에...
남자에 인생을 걸지 않는 것처럼 행동해야 된다는 거에... 의무감을 느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내겐 아주 큰 의미인데도 말야.
난 늘 그런 걸 비웃어 넘기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일이 좀 더 사랑받기 위한 거 아냐?
제시: 모르겠어.
가끔 난 꿈을 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꿈 말야.
가끔은 가능하게 느껴져.
반면 어떤 때는.. 어리석게 느껴지지.
그게 내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속박되는 게 두렵다거나...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는 존재여서가 아야, 그건 자신있거든.
다만 솔직한 심정으로 고백하자면..
난 내가 정말 잘하는게 뭔지 아는 상태에서 죽길 원하는 것 같아.
그냥 좋은 가장이 되는 것보다
내가 남들보다 월등히 잘하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싶은 거지.
셀린느: 어떤 할아버지 밑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분 말이
자신은 평생 동안 일이나 출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살았데.
그런데 52세가 되고보니 문득...
자신은 아무것도 베풀지 않고 살았다는 게 느껴진 거야.
그 분 인생에 타인을 위한 시간은 없었어
울먹거리면서 그 얘길 하시더라.
...
있잖아,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나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이 세상에 마술이란 게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그 시도가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알게 뭐야, 안 그래?
대답은 그런 시도 안에 존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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