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0

엄마가,

  곧 생일이니 내려와 미역국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셨다. 한 주를 보내며 '다음에나요'로 대답이 바뀌었다. 오늘, 그래서 자취집으로 직접 올라와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우리 북경 교환학생 조 첫 모임

  비자는 물론 이미 항공권까지 예매를 끝낸 타지역 교환학생 조의 소식을 건네 들으며 위기감이 느껴졌다. 3월 2일 또는 3일 우리 조 다섯 명은 북경수도공항에 어떤 일이 있어도 놓여질 것이다. 그날부터 우리에게 어떤 일이 닥쳐도 우리는 잘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을까.
  존 F. 케네디가 연설을 통해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국사람들은 '위기危機'를 두 글자로 표기합니다. 한 글자는 위험危을 뜻하고, 또 한 글자는 기회機를 의미합니다.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위험을 알되 그 위기 속의 기회 또한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The Chinese use two brush strokes to write the word crisis.  one brush stroke stands for danger; the other for opportunity.  In a crisis, be aware of the danger but recognize the opportunity.")
  근대 백 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세상의 중심국이었던, 두 글자만으로 근대 백 년 최강국의 리더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통을 지닌 그 나라의 심장부로 가고자 한다. 그 격렬할 뜀박질 위에서 우리 모두는 두 다리를 꼿꼿이 세우고 그 곳을 누릴 수 있을까.
  일단은 이 곳에서 작은 일부터 힘을 모으기로 했다. 

2015-01-09

상준이

이번 주 부터 홍릉초등학교 도서실에서 교외근로를 시작했다. 그런데 오일동안 한번도 제시간에 퇴근하지 못했다. 이게 다 저 녀석 때문이다. 매번 종료시간을 아랑곳하지 않고 늦게까지 책을 보는 주제에 하루는 나한테 떡볶이도 얻어먹었다.  지금도 퇴근을 못하고 있다. 저 녀석, 상준이...!

창백한 푸른 점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


- 칼 세이건

Carl Sagan, 1934-1996, 미국의 천문학자 겸 과학저술가, 
대표작 '코스모스Cosmos',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2015-01-08

책: 함께 읽기(세진,헌규). 다음 주 선정도서 정보.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 트위터 공동창업자 비즈 스톤

비즈 스톤 저/유향란 역 | 다른 | 원서 : Things A Little Bird Told Me







* 책 소개

J. P. 모건 선정, 세계의 부를 움직이는 슈퍼리치들의 필독서
트위터 창업자가 직접 밝힌 트위터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세계적 자산운용 기업이자 글로벌 투자은행인 J. P. 모건은 세계의 부를 움직이는 자사의 백만장자 고객들을 위한 필독서로 트위터 공동창업자 비즈 스톤이 쓴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원제 Things A Little Bird Told Me)》를 선정했다. 홍콩, 싱가폴, 런던, 두바이 등 세계 각지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J. P. 모건 직원들이 지난 1년간 출간된 도서를 대상으로 5개월 동안 568종의 책을 추천도서로 꼽았고, 이 목록을 J. P. 모건 체이스앤컴퍼니의 회장 제이미 다이먼과 J. P. 모건 자산운용 CEO 메리 어도스 등 그룹의 최고위 이사 16인이 직접 읽고 토론해 엄선한 결과물이다. 과연 이 책의 어떤 점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 책은 비즈 스톤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자친구와 어머니집 지하실에서 힘들게 생활하던 시절, 사업 실패로 수만 달러의 빚을 지고 대학 졸업장마저 없는 상태로 구글에 입사한 과정, 구글의 기업공개 전까지 침대나 가구도 없이 어렵게 생활한 이야기, 트위터의 우연하고 사소한 시작과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담고 있다. 그 안에는 창조적이고 열정적이며 매력적일 만큼 적극적인 비즈 스톤의 평범하면서도 독특했던 삶과 가치관, 비전이 담겨 있다. 


* 저자
Biz Stone1974년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노스이스턴 대학과 매사추세츠 대학에 입학했으나, 주도적 노력을 통해 책표지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대학을 중퇴했다. 비즈 스톤은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는커녕 대학 졸업장도 없었지만 구글 입사를 희망했고, 무모하게 느껴지는 시도 끝에 그 꿈을 이루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에번 윌리엄스, 잭 도시 등과 함께 블로그와 팟캐스트 분야를 개척했고, 후에 트위터를 공동으로 개발, 창업했다. 2012년 ‘젤리’를 공동창업했으며, 2014년 소셜 네트워크 인맥에게 질문하고 답할 수 있는 Q&A 플랫폼인 젤리를 세상에 선보였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가재울중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계 최강 사서》, 《하우스키핑》,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 《네 가지 약속》, 《홈》, 《그래도 계속 가라》, 《눈 속의 독수리》, 《니벨룽의 반지》, 《킹스 스피치》, 《책 죽이기》 등이 있다.



* 목차

머리말 _ 천재의 실체
1. 무모했던 구글 취업 성공기
2. 창의성에는 경계가 없다
3. 우연하고도 소박한 트위터의 시작
4. 왜 하필 140자였을까?
5. 마침내 시작된 기적 같은 일
6. 실수에서 배우는 삶의 가치들
7. 오히려 자산이 된 실패 고래의 추억
8. 끊임없이 밝은 지점을 찾아내라
9. 큰 변화는 작은 꾸러미에서 시작된다
10. 트위터의 가치 5억 달러
11. 대중의 지혜가 발전시킨 트위터 월드
12. 진실인 듯, 진실 아닌
13. 내가 만든 규칙과 도덕률
14. 트위터 주식회사의 새로운 규칙들
15. 25달러가 낳은 이타주의의 복리효과
16. 수익보다 가치가 먼저다
17. 트위터와 이별할 시간
18. 연결사회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
글을 마치며 _ 새로운 시작


* 추천평

비즈 스톤은 이 책에서 성공을 거머쥐게 된 자신의 모든 비법을 털어놓는다. 내가 그러지 말라고 충고했건만……. 만일 이 책에서 무언가를 배우거나 깨우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티븐 콜베어(미국의 유명한 TV 진행자)비즈 스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여정은 우리에게 놀라움과 영감을 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저자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미까지 있어 정말 행복하다. -론 하워드(영화 〈뷰티풀 마인드〉 감독)

이 책은 감동적이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깨우침을 주는 삶의 이야기이다. 비즈 스톤은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삶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꿈을 지닌 모든 이들에게 전망과 비전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리아나 허핑턴(〈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비즈 스톤의 관대함과 천재성을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책의 독자들이 그의 가치관과 비전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짜릿한 기쁨을 느낀다. 창의적인 잠재성을 깨우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찰스 베스트(교사 학습자료 지원 사이트 ‘도너스추즈’ 설립자 겸 CEO)
대부분의 벤처기업 성공담들은 노련하게 경쟁자를 압도하는 고독한 천재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비즈 스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러한 전통을 깨는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구성되며, 협동과 나눔과 네트워크의 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스티븐 존슨(〈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저자)


%도서 정보 출처: yes24.com

책: 메모. '나를 지켜낸다는 것'(마무리) - 제7강. 주경主敬,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힘

화근은 소홀히 하는 데서 온다
살얼음 밟듯이 가야 할 때가 있다
마음을 한데 집중하는 법
속내를 비추는 거울을 두려워하라
문밖을 나서면 모두가 스승
*우리의 생명은 세계 전체에 속한 것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법 




*우리의 생명은 세계 전체에 속한 것이다

- 오늘날 우울증은 확실히 우리 주변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 우울증은 생명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린 것이고,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을 상실한 것이며,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이 모든 의욕을 상실했다는 느낌입니다.
- 우울증의 만연과 자살률 상승에 직면하여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살할 권리가 있는가? 우리에게는 자신의 생명을 학대할 권리가 있는가? 아마도 누군가는, 모두에게 타인의 생명을 학대할 권리가 없다고 해도, 자아를 괴롭히거나 자살을 선택하는 등 자신을 학대할 권리는 있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 자살을 포함하여 어떤 생활 방식으로 살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이제 옛날부터 지금까지 서로 다른 문화전통을 가진 사람들이 동일한 문제에 어떻게 답했는지 한 번 살펴보기로 합시다.

- 유가 사상에 따르면 우리는 영원히 자신의 생명을 학대할 권리가 없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우리 자신뿐 아니라 이 세계 전체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 <주역>을 대표로 하는 우주관은 천지의 도는 '생생生生'에 있다고 여겼습니다. ... 소위 '생생'은 오늘날 말로 하면 생명의 건강한 발육과 생장이고, 생명에 대한 고도의 공경심인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주역>은 ... 우주 만물이 다 각자의 자리가 있고 조화롭게 공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사실, 기독교의 영향을 깊이 받은 서방의 문화도 자신의 생명을 연약하게 하고 학대하는 행위, 특히 자살을 강력히 반대합니다. ...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의 생명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가진 생명의 목적과 의미는 참회와 속죄를 통해 세속과 육신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때문에 인간에게는 이러한 신성한 사명을 완수하기 전에 자살이라는 방식으로 생명을 끊고 미리 세상에서의 생활을 끝낼 권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 살아가는 데 있어 겪는 고통과 불행에 대해서도 기독교 전통은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의 하나가 적극적으로 고통을 체험하여 자신의 원죄를 확인하고, 나아가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내는 데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서양 사상사에서 아우구스티누스, 흄, 칸트, 피히테, 헤겔, 쇼펜하우어, 뒤르켐 등은 모두 자살에 관한 글을 썼는데,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살에 반대하거나 왜 자살이 부도덕한 것인지 논증했습니다. ... 예를들어 쇼펜하우어는 기독교가 자살을 범죄와 똑같이 여기는 것은 전적으로 교회의 교조적인 사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살은 도덕이 최고 목적을 실현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여 자살에 반대했습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법 

-
생명의 신비돌이킬 수 없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지루하고 무감각한 생활에 더 이상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소극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창조적으로 생명이 끊임없이 새로운 빛을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다짐하곤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에 대한 존중입니다.

- 옛사람들생명을 경외하는 마음을 품었던 것은 인생의 고난과 생명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자각과 인성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생명을 경외하려면 생명의 위대함과 숭고함 생명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생명의 무한하고 신비한 작용과 에너지를 인식해야 합니다.

- 현대인정신적 우울이 어느 정도는 생명을 경외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선조들이 그토록 어려운 생존 환경에서 살아온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의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수시로 자연재해와 질병에 노출되어 삶에 안정감도 없었습니다. 반면 현대인들은 널찍한 집, 좋은 의료시설과 더 나은 물질적 조건 속에서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그마한 좌절 때문에 오랫동안 우울해하고, 불안한 앞날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마음속에 풀 수 없는 응어리 때문에 자살합니다. 

- '생명을 경외하는 방식'에는 적어도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연약하고, 무능하며, 초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수시로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그때그때 경험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여 완성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생명의 결함과 싸워 이길 능력이 없다면 이는 우리가 자신과 싸워 이길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자신의 생명의 잠재력을 소중하게 여겨, 생명으로 하여금 창조적 활동 속에서 빛을 내뿜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의미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하늘을 바라보기에 부끄러운 일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은 본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무한한 신비함을 창출할 수 있는데도 도리어 자신의 한계에 의해 훼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모든 생명 곧, 다른 나라 사람, 동물을 포함한 모든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 나아가 모든 존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생명에 대한 존중인 것입니다.

- 여러분, 아침 일찍 아름다운 햇살이 창문을 타고 비칠 때 새로운 하루가 도래하고,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었음을 의식하며 살고 있습니까?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고, 자신이 살아온 세월과 인생을 사랑하며 진정 의미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까?  밤의 어둠이 내려오고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홀로 눈을 감고 정좌하며 명상에 잠겨 오늘 의미 있게 살았는지를 반성하고 있습니까?


%이 글은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팡차오후이 저/박찬철 역 | 위즈덤하우스)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서에는 제1강부터 제9강까지 수록되어 있으나, 책 메모는 여기 제7강에서 마무리 짓습니다. :)

책: 메모.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제6강. 신독愼獨, 철저하게 자신과 마주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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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롭게 산다는 것 
*마음 깊은 곳의 욕망과 마주하는 법 
*스스로 경계하면 마음의 병도 달아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도 밝음을 볼 수 있다 
*마음은 움직일 수 있는 것 
*자신의 영혼을 준엄하게 채찍질한다는 것 




*조화롭게 산다는 것 


- 1923년 프로이트는 자신의 유명한 정신분석이론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사람의 자아(인격)는 이드id - 자아ego - 초자아superego 세 가지 부분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드, 자아, 초자아 삼자 사이의 관계는 한 개인의 심리적 건강 여부를 측정하는 기본요소입니다. ... 삼자 사이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져야지만 비로소 심리적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 이 이론에 비추어, 오늘날 사회가 심각한 심리적 질병을 앓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 본다면, 두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런 해석은 표면상으로는 이치에 맞아 보이지만 사실 두 가지 중대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 오늘날 우리에게 정신적 고통과 심리적 어려움을 가져오는 욕망은 기본적으로 문화로 인해 생긴 것이지, 프로이트가 말한 이드의 세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있는 힘을 다해 욕망을 만족시키든지 아니면 억압하든지 이들 욕망을 어떻게든 처리하면 심리 세계의 균형과 조화를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이는 이들 욕망 자체의 성질과 관련되는 것으로, 프로이트도 만족할 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던 문제입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출발하여 <중용>의 사상으로 당대인의 심리 질병을 해석하면 오히려 훨씬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용>의 관점에 따르면 현대인의 심리 건강 문제는 그들이 본성 혹은 진실한 자아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린 데서 기인합니다. ... <중용>과 맹자가 말한 '성性'으로, 결코 프로이트가 말하는 '이드'가 아닙니다. ... 그것은 수신과 '치중화致中和'를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생명 본체 혹은 본원인 것입니다. 
  사람의 본성 혹은 진실한 자아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또 현실생활에서 그 본성 및 자아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행위를 선택할 때 비로소 마음의 질병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근거 하면 현대인의 정신 문제와 심리 질병은 욕망이 현실 속에서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욕망과 욕망을 만족시키는 행위가 사람의 본성 혹은 진실한 자아를 해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치중화致中和. ... '중'은 안으로 말하는 것을 가리키고, '화'는 밖으로 말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중'은 정靜을 대표하고 '화'는 동動을 대표합니다. 정과 동은 서로 의지하고 안과 밖은 서로 협력하며 공동으로 우리들 생명의 실제 상태를 구성합니다.

- 이와 비교해 본다면, 프로이트 학설이 인간의 본능적 욕구는 도덕 원칙이나 사회 규범과는 본질적으로 융합될 수 없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가정은 처음부터 '나'를 사회와 대립되는 위치에 놓고 있는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하는 말은 그 자체로 영원히 대항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가정은 서양 문화가 현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동태적으로 이를 초월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반증합니다.

- <중용>,<맹자>의 인성 개념과 프로이트의 개념은 확연히 다릅니다. 맹자도 인성에는 적지 않은 본능적 요소가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요소가 사람과 동물이 공통으로 지닌 것일 뿐, 인간됨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때문에 인성은 생리적 욕망의 총화가 아니라 우리가 진심盡心을 다해 터득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할 때 무엇이 자신의 진실한 본성인지를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진실한 본성을 체험할 수 있는 행위가 있어야 진정으로 심신의 건강에 유익하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 프로이트의 인성론은 인성과 외재 규범이 서로 다르고 심지어 대립한다는 것을 발견한 이론입니다. 반면 맹자 혹은 중국의 인성론은 가치판단의 관점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인성에 부합하는 것이 곧 도덕 원칙이나 외재 규범과 일치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던 것입니다. ... 프로이트 학설에서 출발하면... 설령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 평형 관계가 형성되더라도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것이며 억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맹자의 인성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 이로부터 출발하면 진정 의미 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사회 규범과 도덕 원칙을 준수할 지에 대해 생각하느라 마음 쓸 필요가 없고, 오히려 가능한 한 양심에 의거하여 일을 하고 처신하는 데, 즉 진심盡心을 다하는 데만 신경을 쓰면 됩니다.
  당연히 맹자와 프로이트 인성론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건강한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내면세계와 외재 규범, 인성과 도덕 원칙 사이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맹자의 인성론은 심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 비교적 명확한 요구를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잇습니다.



*마음 깊은 곳의 욕망과 마주하는 법 


-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 <대학>은 마음속으로 직접 들어가 진정한 동력의 원천을 발굴하기 위해 군자에게 '신독愼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즉 자기 마음의 진실한 호오好惡를 인식하고, 이러한 호오를 자신의 행위 기준으로 삼아 진정한 행위의 동력으로 삼을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리고 앞에서는 이렇게 하고 뒤에서는 저렇게 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런 행위는 자신을 배반하고 부정하여 인생의 안정감을 상실케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 한 학생은 이렇게 썼습니다. ...'우리는 종종 표상만을 볼 뿐이다. ... 그래서 우리의 호오 중에는 실재와 다른 것들이 많고, 진정한 원인을 발견해야 비로소 '성의誠意' 즉 진실한 뜻을 알 수 있게 된다. 만약 자신을 발전시킬 진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일단 그 실제 원인이 없어지는 순간 부처추신('가마솥 밑에서 장작을 꺼냄')과 같이 전진의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 만약 한 개인이 실재와 부합하지 않는 허망한 생각을 벗어나 진정 자신의 활발한 천성에 속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면 그는 아마도 진성眞誠을 발현하여 자신의 진실한 본성에 비추어 행동하고 일할 것입니다.
- 우리는 지금껏 자아를 대면하고 해부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 필요와 도덕 규범의 각도에서 '진성'하라고 교육하기만 한 까닭에 결국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던 것입니다.

- 심리 질병을 예방하고 제거하려면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의 심리 문제를 분석하고 어떤 생각이 자신을 심리적 곤경으로 이끄는지를 인식한 후 적시에 마음속의 좋지 않은 생각을 떨처버려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두루뭉술하게 현대인의 욕망을 비판하는 것으로는 결코 개인의 심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 사람들 개인 특히 그 내면세계로 구체화되면 문제는 복잡해집니다. 각자 스스로 마음속의 어떤 것들이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욕망인가, 마음속의 어떤 것들이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욕망인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심리 문제를 분명하게 다루기 위한 하나의 전제는 대담하게 자신을 직시하고 용감하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각종 복잡한 생각과 좋지 않은 욕망의 싹을 인식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영혼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좋지 않은 욕망과 상념은 싹이 틀 때 잘라버리지 않으면 결국에는 마음속의 커다란 골칫거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경계하면 마음의 병도 달아난다 


- '신독愼獨'이라는 말은 <중용>,<대학>,<순자>등 선진유가 저작에 나오는 말입니다. '독獨'에 대해 주희는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내면세계는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독'은 그 단어만 가지고 생각하면 남들이 알지 못하지만 자신만 아는 내면세계를 대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인이 앓는 마음의 문제는 주로 평소에 혼자 있으면서 자신을 대면한 적이 거의 없거나 혹은 자신의 내면세계에 대해 진지하고 꼼꼼하게 반성하지 않았기때문에,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문제를 때맞춰 제거하지 못하고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하여 야기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처럼 심리상의 문제는 자신에 대한 매우 또렷한 인식을 필요로 하고, 또 평소에 문제의 싹이 자라기 전에 잘라버려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한 개인의 내면세계의 다양한 문제는 '신독'에 힘쓰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사실 심리 장애에 있어서는 설령 환자가 자발적으로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환자의 자각이 필요합니다. 진정으로 병을 이겨내려면 결국에는 자신을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영원히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때문에 사람들이 심리 건강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자신을 인식하고 극복할 수 있다면 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인 것입니다.

- 고대의 유학자... 등은 모두 당시 가장 뛰어난 정신분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작품 혹은 대화록을 보면 자아 및 타인의 심리에 대한 생생하고 뛰어난 분석이 많습니다. 이들은 각종 방식으로 사람들이 심리 장애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신독'이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인 것입니다.

한가할 때에도 세월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에 쓸모가 있고,
고요할 때에도 마음을 공허한 곳에 두지 않으면
움직일 때에 쓸모가 있으며,
어둠 속에서도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쓸모가 있게 된다.
-<채근담>

- 이 구절은 옛 선인들이 얼마나 내면세계의 자각과 조절을 중시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서도 밝음을 볼 수 있다 


- 우리는 매일 외부 세계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느라 정력과 신경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 사람의 생명 에너지는 무한대로 소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끊임없이 정신을 모아 기르고, 정기를 모아 저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비록 생명이 소모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과도하게 소모되는 것은 피할 수 있습니다. 비록 생명이 끝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너무 일찍 끝나는 것은 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록 새명의 주기를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생명의 유한한 과정을 더 의미있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동물이 신체를 오므리고 겨울잠을 자는 것은 생명의 한계를 반영하는 행위로, 이와 같은 수렴과 축양(거두어들이고 기르는 것)은 생명이 계속 살아가기 위한 전제인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인간이 처한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잇습니다. 왜냐하면 육체적인 활동만이 생명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 활동도 똑같이 생명을 극도로 소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리적 질병이 사람의 생명을 손상하는 것은 생리적 질병에 조금도 뒤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수렴과 축양은 밥을 먹고,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 일에만 한정되지 않고, 정신상의 수렴과 축양 또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신상의 수렴과 축양이란 심리적 적응으로, 이것이 바로 신독이고 치심治心이며 양심養心인 것입니다.

근심과 답답함 속에서도
대범한 도량과 기백을 갖고 있으면,
마음이 봄바람처럼 따사로움으로 가득하게 되어
근심이 다 사라지게 된다.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밝은 세상을 볼 수 있으면
마음은 푸른 하늘의 해처럼 밝고 명랑할 것이다.
-<위로야화>

- 생활에 번뇌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문제가 너무 많은 것입니다. 운명이 우리를 암흑으로 내던진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마음에 빛이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마음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번뇌가 어디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 만약 여러분이 커다란 좌절을 겪게 되면 전적으로 자신을 반성하고 용감하게 자신의 잘못을 직시할 수 있겠습니까?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자신의 초심에 어떤 문제는 없었는가? 만약 크게 성공하여 세상이 다 아는 유명인이 된다면 언젠가 화려한 그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겠는가? 더 이상 번쩍거리는 플래시 라이트도 없이 화려하기만 했던 영광이 사라져 버려도 여전히 지금처럼 자신을 가질 수 있겠는가?



*마음은 움직일 수 있는 것 


- 여러분의 지금 생활이 무사평온하다면 아마 재주가 있어서라고 우쭐거릴 수 있습니다. ...

사람의 마음이 한번 치우치게 되면 마침내 있는 것을 보고도 없다고 하고, 없는 것을 날조하여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채근담>

마음은 항상 빗나갈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치우침이 있으면 외재된 언행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저지르는 많은 잘못은 우리가 아둔해서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잘난 체하다가 저지르는 것입니다. ... 총명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일련의 탐욕스런 마음이 고개를 들고 장난을 쳤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영혼을 준엄하게 채찍질한다는 것 

군자는 항상 근엄하고 경외하는 마음으로 하늘을 받드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근사록>

-욕망이 소용돌이 칠 때 우리는 선인들의 교훈을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운명의 시험에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하늘과 땅, 그리고 양심에 떳떳할 수 있을까요?

- 증국번(曾國藩, 1811-1872)이 젊었을 때 뜻을 세우고 수신하며 자신에게 제시한 가장 중요한 요구사항이 바로 '무불가대인언지사無不可對人言之事' 즉,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의 수신 사상은 우리에게 커다란 깨우침을 줍니다. 기독교는 신자들에게 '무엇이든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처럼 하라.'라고 요구합니다. ...기독교 사상가 아우구수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의 말 한 구절을 함께 읽으면서 그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반성했는지를 알아봅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잘못된 일을 저지른 적은 없는가? 설령 저지르지는 않았어도 적어도 말은 했을 것이다. 설령 말하지 않았어도 생각은 했을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감하게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준엄하게 채찍질했습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여, 우리를 깨우쳐 주시고, 우리에게 외쳐 주시고, 우리를 훈육하여주시고, 우리를 보살펴 주시고, 우리의 언 마음을 풀어주시고,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시고 우리가 불타오르는 심정으로 당신을 따르게 하소서.'
  이런 기대가 가능한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마음속에 더럽고 낯을 들 수 없는 생각이 들었을 때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은 결코 속일 수 없다는 가정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기독교의 참회와 수신은 모두 하나님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대화의 전제는 바로 기만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정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팡차오후이 저/박찬철 역 | 위즈덤하우스)에서 발췌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2015-01-07

책: 메모.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제5강. 치심治心, 자신을 살펴 하늘의 기운을 얻는 힘

성공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들 
*배움의 목표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 
부귀영화에 매달리지 않기 위하여 
*마음을 마무리하면 일은 저절로 마무리 된다 
*마음이 깨끗해야 비로소 큰일을 할 수 있다 
자신을 살피는 것이 하늘의 기운을 얻는 일이다 



*배움의 목표는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 

- 나는 어느 사회든 생존의 스트레스와 격렬한 경쟁이 없는 사회란 없고, 다만 다른 시대나 다른 문화에서 수양한 사람들은 동일한 스트레스와 경쟁적인 심리상태에 직면하여 다른 처리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 <채근담>을 읽어 본 사람들은 이 책이... 바쁜 세상사 속에서도 좋은 심성을 유지하고 바쁨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법을 어떻게 체득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음을 알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유유자적하고 초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어떻게 가장 합당한 방식으로 일에서 성취를 추구할 것인지, 그리고 일의 성취가 어떻게 진정으로 심신 건강과 생명의 의미에 유익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인지를 보여 주려 하는 책인 것입니다.

- 이어 왜 마음이 피로한지 한 번 분석해 보기로 합시다. 몸이 바쁘다고 마음이 꼭 피로한 것은 아닙니다. 근심이 너무 많거나, 혹은 불필요한 미련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할 때 마음이 피로한 법입니다. ... 옛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본심本心'을 잃은 것이라 불렀고, 때문에 학문을 하는 주요한 목표는 자신의 본심을 다시 찾는 데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맹자의 말로 하면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구방심求放心'입니다.
- 우리가 현재 처한 인생의 모든 단계가 인생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결정적인 시기라고 말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의 근심을 선택하는 한 늙어 죽을 때까지 영원히 근심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 사실 문제의 관건은 일이 많거나 심리적 부담이 많은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대부들이 겪은 생명을 잃을지도 모를 우려와 앞날에 대한 걱정은 결코 우리보다 못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수신의 학문과 양생의 도가 그런 어려운 조건하에서 제시한 처방약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곧 찾을 줄 아나,
잃어버린 마음은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의 도는 다른 것이 아니다.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뿐이다.
-<맹자>

- 이것이 바로 <맹자>의 명언 '구방심'입니다. '방심'이란 잃어버린 마음입니다. ... <맹자>는 지갑이나 휴대전화보다 1만 배 더 귀중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도 몇 년이 됐는지도 모르고 여태껏 그것을 찾으려고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이 물건이 바로 마음입니다. ... '학문의 도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 그가 말한 '학문'이란 오늘날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 같은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학문을 말합니다. 이런 학문을 학이 위해서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 즉 마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으려면 그것을 잘 지키고 소중히 여겨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게 해야 합니다. 학문을 하는 배경을 결코 학교에 한정하지 않고, 일과 일상생활에서 매 순간 체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마무리하면 일은 저절로 마무리 된다 

-  춘추 시기 진晉나라에 선진先軫이라는 유명한 대부가 있었습니다. ... 여기까지는 <좌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선진을 죽음으로 이끈 원인이 무엇인지를 한 번 분석해 보기로 합시다. 선진이 군주에 대해 하지 말아야 할 무례를 저질렀음을 의식했고, 양심의 가책과 자책감으로 죽음을 선택하여 이로부터 해방되고자 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선진의 행위가 너무 극단적인 것이었다고 물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왕 양공(군주)이 따지지 않기로 했는데 하필 스스로를 벌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또한 자신의 목숨을 끝내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었을까요?
- 상황을 종합해 보면 선진이 죽음을 선택한 까닭은 바로 그날의 행위가 진 문공(선진을 발탁한 옛 군주)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일이었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이처럼 깊은 가책에서 헤어나지 못한 까닭은 그의 마음이 너무 진실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 즉 선진의 죽음은 전적으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진이 자신의 마음의 문제를 결코 회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 오늘날의 우리도 마음의 문제를 회피할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 그런데 여기서 관건은 죄책감의 유무란 결코 한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고, 우리도 때론 어쩔 수 없이 이런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채근담>에 '마음을 마무리하면 일은 저절로  마무리 된다. 이는 뿌리를 뽑으면 풀이 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진은 마음으로부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그래서 줄곧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해야 비로소 큰일을 할 수 있다 

- 누군가가 선진에게 이렇게 권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대는 자책할 필요가 없네. 자책하지 않고도 훨씬 더 즐겁게 살 수 있네." ... 분명 아무런 효과가 없었을 것입니다.
- 문제는 ... 그의 마음이 도덕과 양심에 지배되어 모든 이성적인 생각이 앞서 이야기한 설득 앞에서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 문제의 관건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상 우리들 개개인은 각자 도덕성과 양심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선진의 죄책감은 바로 이 보통 사람드르이 도덕성과 양심을 체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와 같이 양심의 문제란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대면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 도덕과 양심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도덕심과 양심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적어도 양심이 생겨나고 작용하는 법칙이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고대 유학자들이 제시한 관점은 최소 다음 두 가지 항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인존심以仁存心, 이례존심以禮存心'<맹자>, 즉 마음을 다하는 '진심盡心'이 있어야 ... 두 번째는 의義와 이利가 서로 함께 할 수 없을 때는 부득이 이를 버리고 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맹자는 일찍이 저 유명한 '사단四端'설을 제시했습니다. 사단설이란, 사람에게는 모두 양심이란 것이 있는데, 단지 양심을 살피지 않아 무감각해진 사람이 있는 반면, 수양에 뜻을 두어 양심이 더욱 발전하고 인격 또한 건강해진 사람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사단四端(맹아 상태에 있는 양심) :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 <채근담>은 "부당한 방법으로 남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졌다면 정말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 방면에서는 유리할지라도 다른 방면에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선진은 결코 탐욕스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성격에 있는 결함과 일에 대한 일정한 책임감이 그를 양심의 징벌에서 도망갈 수 없게 한 것입니다.

책: 메모.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제4강. 정성定性, 고난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힘

번아웃 신드롬에 시달리는 시대
나 자신에게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기러기 지나가면 연못은 그림자를 붙들지 않는다 
선비의 경지 
멈출 때를 안다는 것 
*복잡한 생활에서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면 
인생의 네 가지 덫 



*복잡한 생활에서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면 

- 일상적인 일을 포함한 많은 활동들이 양생養生 활동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유감스러운 것은 현대인은 문화적 타락 때문에 일찍부터 실리적 필요에 따라 활동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모든 활동을 어떤 실리적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것입니다. <채근담>의 사상에 다르면 '나의 진기를 평온하게 하는 것[寧吾眞體]'뿐만 아니라, '나의 원기를 길러야[養吾圓機]'합니다. 

- 무슨 뜻일까요? '진체眞體'란 우리의 진실한 본성을 뜻합니다. 소란스러운 가운데서도 평온함을 찾을 수 잇게 되면 그 평온함 속에서 자신의 본성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이것을 바로 '영오진체寧吾眞體'라 합니다. 단, 영오진체만 있다고 해서 충분한 것이 아닙니다. 영오진체의 최종 목표는 현실로 돌아가 현실 생활에서도 원할하게 자신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 어떻게 현실 생활 속에서 자신의 심성을 배양하는 법을 배울 것인가가 바로 양오원기養吾圓機의 문제인 것입니다. '원기養吾'란 서로 다른 환경과 일에 맞추어 자신을 조정하고 자신의 심성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가리킵니다. '원圓'은 둥글고 원만하다는 뜻으로 원활하게 융통성이 있다는 뜻이고, '기機'는 임기응변의 능력을 말합니다. 영오진체가 소란스러움에서 고요함을 취하는 것이라면 양오원기는 각자 복잡한 사정에 맞추어 마음을 다스리고 성격을 단련함으로써 다른 환경에서도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여 심성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주희, 왕양명 등이 말한 '재사상마 在事上磨' 즉, 일을 하는 와중에 갈고 닦는다는 말은 양오원기와 같은 뜻입니다. 

- 그것이 추구하는 이상은 피안이나 탈속이 아닌 이 세상, 속에로 돌아와 세속의 압박과 일, 그리고 예측하지 못한 일에 직접 대면하면서도 '발이개중절發而皆中節' 즉 희로애락이 생겨도 다 절도가 있게 되고, 점차적으로 '종심소욕從心所慾, 불유구不踰矩' 즉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정도를 넘지 않는 것입니다. 

2015-01-06

책: 메모.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제3강. 자성自省, 나를 허물고 한계를 뛰어넘는 힘

우리는 하루 세 번 반성하는가 
*언젠가 나의 무지를 알게 되는 때가 온다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법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나를 살피는 법
*차마 드러내지 못한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법
아직 이를 때 마음은 더 맑다
한 걸음 물러서야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언젠가 나의 무지를 알게 되는 때가 온다


- 소크라테스는 실망스러워하며 고심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만약 내가 가장 지혜롭다는 신탁이 정확하다면 단지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다. 신 앞에서 나와 다른 현인들은 모두 무지한데, 나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크레타세는 신탁의 진정한 내용이 '인간들아, 자신의 지혜가 진정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바로 너희들 중에서 가장 지혜로운 자이니라.'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 자신의 무지를 대담하게 인정하는 일은 때로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한 가지 장점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멸시합니다. ... 잘생겼다는 이유로 ... 자신의 배경을 내세우며 ... 자신의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하여 ... 잔재주를 발휘하면서 ... 조그만 성취를 이룬 것으로 고집불통이 되어 ...
- 인생의 길 위에서 온종일 자아의 특별함에 도취되어 있다면 자연히 진정한 자아 반성은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 이는 또 우리가 좌절이나 실패를 겪었을 때 격분하여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말은 분명 인간의 본성, 즉 보통 사람들의 자아 중심적 태도와 잘난 척하는 본성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의식적으로 자신을 반성하고 자제하지 못한다면 전적으로 이런 본성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법

- 토마스 쿤(Thomas Kuhn, 1922-1996)은 <과학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1962>에서 과학 연구의 패러다임 문제를 제기 했습니다. 쿤의 패러다임 개념은 동일 영역에 종사하는 과학자들이 몇 대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적하여 형성한 일련의 신념, 방법과 가정이 몇몇 사람들의 심사숙고를 거쳐 한 시기의 모든 과학자들이 과학 연구에 사용하는 기본 구조, 즉 패러다임이 되는 것입니다. ... 그래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돌파하는 사람이 없으면 진정한 과학 혁명이 일어나기는 어렵고, 기껏해야 구체 영역, 구체 문제에서만 돌파가 가능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 만약 우리들이 패러다임이라는 표현을 좀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한다면 자성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인생 역정을 통해 대부분 자신만의 사유 패러다임을 형성하기 마련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처세나 처신의 기본 방식, 사회 현상을 대하는 기본 입장, 인생의 기본 신념 등이 있겠죠. 이렇게 사유 패러다임은 우리들 각자의 세계관과 인생관의 기초를 형성하는 사유 틀의 총합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유 패러다임은 본능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우리의 행위를 속박하고 제한하기도 합니다.

- 쿤이 지적한 것처럼, 패러다임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 그 패러다임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유효한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패러다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지한 검토를 거쳐 형성되었다기보다는 개인의 선호, 직관 및 가정환경 등 각종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기본 신념이 되면 우리는 그것이 유효하다고 믿거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나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유효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혹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패러다임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여전히 숙명론의 각도에서 자신의 패러다임을 변호하곤 합니다. "나는 원래 그래. 아마 이게 나의 운명인가 봐."

- 한편 본인의 사유 패러다임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 자신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구체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에야 비로소 사유 패러다임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 한 사람의 사유 패러다임에는 자기가 알고 있거나 알지 못하는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그럼, 예를 들어 봅시다. 나(저자 팡차오후이)는 일찍이 승부욕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채근담>의 아래 구절이 나에게 커다란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선행을 하는 것은 자신을 높이고 남보다 뛰어나려고 하는 것이고
은혜를 베푸는 것은 이름을 얻고 친구를 사귀고자 하는 것이며,
공부를 하는 것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자 하는 것이고
절개를 세우는 것은 남다른 점을 드러내어 보여주고자 함이다.

  처음 이 구절을 보고 나는 '승부욕이 강하고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심리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승부욕이 나의 독특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감정이라고 한다면 이런 심리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내가 느끼는 감정이 결코 독특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항상 남을 이기려고 하는' 사유 패러다임에 무의식중에 지배되어, 지금까지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내가, 과거의 사유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여러 해 동안 나는 승부욕 때문에 일에 대한 지나친 의욕을 표출했고, 그 결과 삶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 동시에 나는 과거에는 내가 안중에 두지도 않았거나 나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동료나 친구들이 사실은 삶을 이해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비록 과거의 사유 패러다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적어도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승부욕 ... 분발의 동력 ... 일에서 성공 ...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승부욕이 없다면, 어찌 열정이 있는 인생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학생들로부터 이런 유형의 문제 제기를 항상 들어 왔습니다. 이는 매우 단편적인 관점일 수 있습니다. <채근담>이 우리들에게 말하려는 것은 분발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법으로 분발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이기려는 방식만으로 분발한다면 인생의 경지와 행복이 일정한 한도 내에서만 돌고 도는 것으로 고정되고 만다는 것이죠.

- 좋지 않은 사유 패러다임이나 틀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영원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고, 나아가 삶에 커다란 근심을 초래할 문제를 안고 있어도 죽을 때까지 자신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매번 <채근담>,<소창유기>,<위로야화>등의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항상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혜의 빛에 몸서리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나의 패러다임의 한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곤 합니다.



*차마 드러내지 못한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법

-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 젊어서 의식과 잠재의식을 구분하는 학설을 발표했습니다. ... 평상시 우리들이 이성직이지 않다고 여기는 욕망이나 사회 규범에 반하는 충동은 항상 그 싹을 드러낼 때마다 곧바로 억압되어 점차 우리의 의식 속에서 소멸하고 잠식된다는 이론입니다.

- 그는 잠재의식에 남아 있는 것들은 쉽게 관찰하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의 성격에는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가장 강력한 욕구를 반영하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람들의 행위 방식을 강하게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개인의 잠재의식 안에 있는 욕망을 풀어놓으면 놓을수록 마음 깊은 곳의 억압은 점차 감소하게 되고 성격이 더욱 건강해진다고 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한 개인의 잠재의식에 자리 잡은 욕망이 한 차례 좌절과 억압을 받게 되면 그의 성격은 쉽게 왜곡된다는 것입니다. ... 잠재의식에 자리 잡은 욕망은 자주 ... 억압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성격에는 어느 정도 건강하지 않은 요소가 있게 마련입니다.

- 그가 정신병을 치료한 방법 중 하나는... 환자의 마음을 억압하는 근원을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마음 속에서 과거 감히 대면하지 못한 것들을 끄집어내어 의식적으로 그것을 직시하려고 노력하고, 나아가 이성적인 심리 상태로 그것을 대할 줄 알게 된다면, 훌륭한 자성의 방식을 경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프로이트는 정상인과 정신병자 사이에는 본질적인 구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무의식 세계의 시달림을 받고 심리적 억압을 느껴, 이로 인하여 모두 망견妄見(잘못 봄), 망문聞(잘못 들음), 망의意(잘못 생각함)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으로부터 우리 각자는 자신의 무의식 세계를 인식할 줄 알아야 하고 점진적으로 자신의 망견, 망문, 망의를 없애 나가면서 심리적 건강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 유가의 '자성' 사상은 현실 생활 속에서 심리학이 맡은 역할과 매우 유사합니다. 오늘날 <대학>,<중용>,<논어>,<맹자>등의 유가 경전... 등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중국 고대의 수신 사상이 자신의 심리를 어떻게 분석하고 조절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고대 유학자들이 현대의 심리학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가의 자성 학설은 개개인들이 스스로의 심리치료사가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채근담>의 '야심인정독좌관심'夜深人靜獨坐觀心('밤 깊어 사람 소리 고요한 때에 홀로 일어나 앉아 내 마음을 관찰해 보면')과 같은 구절을 읽을 때에는 자아를 인식하고 자아를 조정하며 자아를 분석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옛 선비들의 정신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들 스스로 자신의 심리치료사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 여러분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가장 심하게 아픔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지난 수년 동안 감히 직시하지 못한 기억은 무엇이고, 어떤 사건이 가장 참기 힘든 일이었는지를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혹은 관점을 바꾸어 무엇이 지금 가장 강력하게 자신을 지배하는 소망이고, 혹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바람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마음을 다해 생각하고 있는지, 나아가 이성적 태도로 이 문제를 대하고 근원을 찾아내어 정식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 이러한 자기 성찰은 진정으로 커다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한결 가뿐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