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7

책: 메모.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 - 13장(마무리). 내가 만든 규칙과 도덕률




1
  규칙을 어긴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 규칙을 정하는 사람들 역시 틀리기 쉬우므로, 나는 거기에 반대할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한 결과를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스스로의 규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직관을 신뢰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며,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교, 기업, 사회에서 규칙과 관례가 중요하지만,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 


2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가고 있었고, 처음으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텅 빈 미래의 캔버스가 나를 실망시킬 테지만, 적어도 그날 밤만은 최대한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미친 듯이 춤을 추었다. 무슨 벌을 받든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월요일, 내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었다. ... 나에게는 이 모든 조치가 정말로 타당하게 보였다. 사실은 내 예상보다 훨씬 가벼운 처벌이었다. 특히 반성문 쓰기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했다. 실제로 반성문을 쓰려고 텅 빈 교실에 앉았을 때, 나는 문득 이것이 내 행동을 해명할 완벽한 공개토론의 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우리에게는 댄스파티가 매우 중요했으며, 융통성 없는 교감선생님에게 반항하고 그 결과를 감수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제 우리는 달게 벌을 받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정치학 시간에 배운 시민불족종 관련 내용도 좀 써먹었다.


3
  내가 나 자신의 원칙 만들기를 처음으로 경험한 것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였을 때이다. 신입생이 되고 처음 몇 주 동안은 모든 것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정확히 시킨 대로 했는데, 여기에는 숙제도 포함되었다. 라크로스 훈련과 방과후 동네 슈퍼마켓에서 상자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면 저녁 8시쯤 되었다. ...
    입학하고 처음 몇 주일 동안은 이 계획에 다라 착실하게 움직였다. ... 하지만 곧 나에게 부과된 숙제를 전부 하려면 매일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라크로스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내가 만든 팀 아니던가! 또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려면 슈퍼마켓 아르바이트도 계속해야 했다. 엄마가 일자리를 얻더라도 그 수입만으로 살림을 꾸려나가기는 벅찼다. ...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우리가 살던 집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1층으로, 벽에 페인트칠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이제야 나는 '더럽게 가난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

  그런데 나에게 주어진 모든 숙제를 하려면 분명 일을 못하게 될 판이었다. 나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고는 '숙제 안 하기 정책'을 실시했다. 계획은 간단했다.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모든 수업시간에 완벽하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 일단 이렇게 해결책을 정하자 안도감이 밀려왔다. ... 다음날 나는 선생님을 한 분씩 찾아가 계획을 설명했다. ... 내 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모든 분들이 내가 정말로 그러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당신들 나름대로 허락하셨다. 대신 나의 종합적인 성적에는 영향이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나는 기꺼이 그걸 감수할 작정이었다.

  그대부터 나는 숙제를 하지 않았다. 대신 수업에 열중하면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려고 기를 썼다. 사전에 내 계획을 솔직히 이야기 하고 양해를 구한 덕분인지 선생님들은 벌점을 적용하지 않았다. 나의 '숙제 안 하기 정책'이 종합성적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것은 모든 면에서 굉장한 성공이었다.


4
  규칙 자체에 반대한 것은 아니다. 다만 큰 그림을 보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 학교에 다니는 목표는 결국 숙제가 아니라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성적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렸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흥미를 끄는 과목의 공부에 집중했다. 그로인해 유전학은 A+를 받은 반면 쉬운 과목에서 C를 받기도 했다. 나는 모범적인 학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신중하게, 의식적으로 나의 길을 선택했다.

  나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교사들이 - 혹은 그 문제에 대해 다른 누군가가 -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내 나름의 해결책을 통해 상호 합의된 목표를 더 훌륭하게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오히려 직장에서는 이러한 기회를 깨닫고 실행하기가 쉽다. 당신은 불빛이 흐릿한 방에서 일이 잘 되는가?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이고 나면 능률이 더 오르는 타입인가? 좀 더 구미가 당기는 부차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가? 당신의 비즈니스를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이 있는가?


5
  우리를 도와주는 규칙들이 있기는 하다.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성공을 촉지하는 규칙들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그램을 짜주어야 하는 컴퓨터가 아니다. 다들 저마다 별난 괴짜들이다. 단순히 권위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더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만일 상사나 동료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며 목표 또한 잘 정리되어 있다면, 당신의 요구조건에 상대가 맞춰줄 수 있는 융통성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게 마련이다. 한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전례나 규약을 위해 계획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변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해결책이 나온다.



% 이 글은 책 '나는 어떻게 일하는가'(원제:Things A Little Bird Told Me/ 비즈 스톤 지음, 유향란 옮김/ 출판사 다른)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1장부터 18장까지 수록되어 있으나, 책 메모는 여기 13장에서서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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