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리처드 파인만. '화가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는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꽃 한 송이를 들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 좀 봐, 정말 아름답지?"
 
  나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이때 그 친구가 한다는 소리가 이렇습니다.
      
  "나야 화가니까 당연히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지. 하지만 과학자인 자네는 그걸 알 리가 없어. 과학자라는 건 꽃을 뜯어서 분석한다며 엉망으로 만들 뿐이라구."
       
  그러면 나는 이 친구가 좀 돌았나 싶어집니다. 그 친구가 느끼는 아름다움은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고, 나도 물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심미적으로는 그 친구가 더 세련되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나도 꽃의 아름다움에 취할 줄 압니다. 뿐만 아니라, 꽃에 대해 그 친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꽃 세포를 상상할 수 있고, 세포들의 복잡한 움직임을 상상할 수 있는데, 세포와 그 움직임도 여간 아름다운 게 아닙니다. 
 
  겉으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의 세계에도, 내부 구조에도, 그 작용에도 아름다움이 있어요. 꽃 색깔이 곤충을 끌어들여 가루받이를 하려고 진화한 거라는 사실은 참 흥미롭지요. 그렇다면 곤충도 색깔을 알아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과학은 거기에 의문을 덧붙입니다. 하등 생물도 미적 감각이라는 걸 지니고 있을까? 아름다운 것은 왜 아름다울까? 그것은 참 흥미로운 의문입니다.
 
  알고 보면 과학 지식은 꽃에 대한 흥미와 신비로움과 경이감을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리처드 필립스 파인만
Richard Phillips Feynman, 1918511~ 1988215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고, 여러 대중적 저작물들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힘쓴 과학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라고 일컬어진다. 
  양자역학에서의 경로적분, 입자물리학에서 양자전기역학의 정식화와 쪽입자 모형의 제안, 과냉각된 액체 헬륨의 초유동성 등으로 알려졌다.
  양자전기역학에서의 공로로 줄리언 슈윙거,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함께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아원자입자의 행동을 지배하는 수학적인 기술을 표현하는 직관적인 도형 표기를 개발하였는데 이것은 후에 파인만 도표로 알려지게 되었다.
 

*본문 출처: . '발견하는 즐거움'에 수록된 영국 BBC와의 대담 중
*인물 소개 출처: 위키피디아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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