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8

films: '죽은 시인의 사회' - 피터 위어 감독


1.
"'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이게 누구 시에 나오는지 아는 사람?
아무도?
전혀 모르겠나?
에이브라함 링컨을 찬양한 월트 휘트먼의 시야
나를 키팅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좋고 아니면 대담하게
'오, 선장, 나의 선장님'이라고 불러도 된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시간은 흘러 오늘 핀 꽃이 내일이면 질 것이다'
이걸 라틴말로 표현하자면 '카르페디엠'이지
-자,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카르페 디엠' 그것은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입니다

-왜 시인이 이런 말을 썼지?
-시인이 성질이 급해서 아닌가요?
-아니,대답에 응해준 건 고맙네
왜냐면 우리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지
믿거나 말거나 여기 있는 우리 각자 모두는 언젠가는 숨이 멎고
차가워져서 죽게 되지
이쪽으로 와서 과거의 얼굴들을 지켜봐라
여러 번 이방을 왔어도 유심히 본 적은 없었을 거야
너희와 별로 다르지 않을 거야, 그렇지?
머리모양도 같고, 너희처럼 젊고 패기만만하고
너희처럼 세상을 그들 손에 넣어 위대한 일을 할 거라 믿고
그들의 눈도 너희들처럼 희망에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시기를 놓친 것일까?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죽어서 땅에 묻혀 있는지 오래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잘 들어보면
그들의 속삭임이 들릴 것이다
자, 귀를 기울여 봐

들리나?

카르페..

들리나?

카르페..

카르페디엠

현재에 충실해라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2.
"여러분, 21페이지에 있는 서문을 펴 봐라
페리군, 서문을 한 번 읽어 보겠나?
'시의 이해' 말이야
'시의 이해'  에반스 프리차드 문학박사 저
'시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운율, 음조, 비유를 이해하라. 그리고 2가지 질문을 하라
첫째, 대상의 예술적 표현도 두 번째, 대상의 중요도이다
첫째는 시의 완성도 측정이며, 두 번째는 중요도의 판단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면 시의 위대함이 쉽게 판별된다
시의 완성도를 가로축에 놓고 중요도를 세로축에 놓으면
그 시의 위대함은 완성도와 중요도의 영역이다
바이런의 시는 중요도는 높지만 완성도는 겨우 보통을 넘는다
반면에 세익스피어의 14행시는
두 가지 면에서 모두 높다고 볼 수 있다
고로 매우 범위가 넓으므로 실로 위대한 시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시를 읽는 동안 이 평가 방법을 연습하도록 해라
이러한 방법으로 시를 평가하는 능력이 길러지면 시를 통해 얻는
기쁨과 이해도 깊어질 것이다'


쓰레기!

그게 J. 에반스 프릿차드에 대한 나의 견해이다

재는 것이 아니다
시를 어떻게
아메리칸 탑 텐처럼 평가할 수 있겠나?
'오, 난 바이런 시는 42점짜리라 안 좋아해'
자, 이제 그 장을 찢어 버려라
어서, 몽땅 찢어 버려
안 들리나. 어서 찢어내라구
어서. 찢어 버리라니까
여러분. 그 페이지 말고도 서문 전체를 찢어 버려라
서문은 오늘로 끝이니  완전히 찢어 내 버려라, 찢어 내버려!
프리챠드 박사님을 없애거라
찢어 내버려, 프리챠드 박사님을
쫓아내는 소리가 듣고 싶다
찢어 내서 화장지로 써야겠다
이건 성경이 아니야 이런다고 지옥에 안가
어서 찢어, 깨끗이 찢어 버려라
하나도 남김없이 찢어내 버려!



자, 계속 찢어라
이건 전투요 전쟁이다
지면 마음과 영혼이 다친다
우수한 학생들한테
시를 측정하게 만들다니, 안되지!
여기 내버려둬선 안돼!
J 에반스 프리챠드여 사라져라.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생각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될 거야
여러분은 말과 언어의 맛을 배우게 될 거야
누가 무슨 말을 하든지
말과 언어는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

핏츠군은 19세기 문학과 의대에 가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다 여기는군
그런가?
홉킨스군, 자네도 같은 생각인가 보군
그래, 프리차드씨의 말대로 음조와 운율을 배워서
다른 야망을 달성하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비밀을 하나 얘기해 주지

가까이 모여라!
가까이 모여!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휘트만의 시를 인용하자면
'오, 나여! 오 생명이여!
수없이 던지는 이 의문!
믿음 없는 자들로 이어지는 도시
바보들로 넘쳐흐르는 도시
아름다움을 어디서 찾을까?
오, 나여, 오 생명이여!
대답은 한가지 : 네가 거기에 있다는 것
생명과 존재가 있다는 것
화려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화려한 연극은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여러분의 시는 어떤 것이 될까?



3.
"내가 왜 이 위에 섰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
- 크다는 기분을 알려고요
- 아니야, 다음 기회로 모시겠소


이 위에 선 이유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는 거야
이 위에서 보면 세상이 무척 다르게 보이지
믿기지 않는다면 너희들도 한 번 해봐, 어서, 어서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할 땐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 봐라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일 지라도
시도를 해봐야 해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생각만 고려하지 말고
너희들의 생각도 고려해 보도록 해
너희들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해
늦게 시작할수록 찾기가 더 힘들 것이다
쏘로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적으로 산다'고 했다
그렇게 물러나지 마라
내려와, 그냥 그렇게 가장 자리만 빙빙 돌지만 말고 주위를 둘러봐라
과감하게 부딪쳐 새로운 세계를 찾아라"



4.
자작시 낭송 수업

(오버스트릿)
"'크리스에게
그녀의 미소에는 달콤함이 있네
그녀의 눈에서 빛나는
밝은 빛이여
하지만 인생은 완벽하네
내 인생은 완전하다네
그녀가...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죄송합니다, 엉터리입니다
-아니야, 엉터리가 아냐
열심히 했어,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사랑을 다뤘어
시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주제지"



(홉킨스)
"'고양이가 매트 위에 앉았네'

주제가 간단하다고 해도 문제 될 건 없다
때론 가장 아름다운 시란
단순한 주제에 관한 것일 수 있으니까
고양이나 꽃 아니면 비 같은 걸로
시는 계시를 지니고 어디서나 우러나오지

단, 평범하게는 쓰지 말아라"


(앤더슨)
"-자, 다음은 누가 할까?
앤더슨 군, 자네는 거기 앉아서 고뇌에 차있군
자, 토드군 앞으로 나오게
자네 문제를 해결해 주겠네


-전, 전, 시를 안 썼어요


-앤더슨군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은
모두 가치 없고 수치스럽게 보는군
안 그런가? 그게 네 두려움이야
난 네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네 내면에는 매우 가치있는 게 들어있다
'내 야성을 지르노라
나는 이 세상 지붕 꼭대기에서'
다시 휘트먼 아저씨 말이야
자, 여기서 야성이란
커다란 울부짖음이다
자, 토드군, 이리 나와서 우리에게
야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게
어서, 앉아서는 야성을 보여줄 수 없지,
일어서, 어서 앞으로 나와
야성 자세를 취해라


- 야
- 그냥 야가 아니라, 야성을 내라니까
- 야
- 더 크게
- 야
- 쥐새끼 소리만 하다. 더 크게 해
- 야
- 이런, 더 사나이답게



- 야!



-바로 그거야, 네 내면에도
야성스러운 면이 있어
벌써 들어가면 안 되지,
저기 휘트먼 아저씨의 사진이 있다
저 사진이 뭘 연상시키나 말해봐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말해
-미친 사람
-어떤 종류의 미친 사람?
생각나는 대로 대답해
-정신 나간 미친 사람
-오, 더 나아지는군


마음을 열고 상상력을 펼치고
머릿속에 퍼뜩 떠오르는 걸 얘기해
바보 같은 얘기라도 좋아
-땀에 젖어 이를 드러낸 사람
좋아, 잘했어, 너한테도
시적인 게 있구나!


자, 이번엔 눈을 감아, 눈을 감아,
감고 뭐가 보이는지 말해라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 그의 모습이 내게로 와요
 땀에 젖고 이를 드러낸 그가
땀에 젖고 이를 드러낸 그가
나의 뇌를 노려보고 있어요
-오, 훌륭해, 그에게 뭔가를 시켜봐,
뭔가를 시켜보라구
-그의 손이 뻗어 와서
내 목을 잡아요
-그렇지, 훌륭해
-계속 뭔가를 중얼거립니다
-뭘 중얼거리고 있지?
- 진실을 중얼거리고 있어요
- 그래
-진실은 발을 차갑게 하는
이불 같은 것입니다


-(다른 학생들의 웃음은) 무시하고 신경 쓰지 마,
이불 얘기를 계속해봐
-잡아당겨도 늘어뜨려도
이불은 부족합니다
무슨 수를 써봐도 이불은
우릴 덮어주질 못합니다
울면서 태어난 날부터 죽음
으로 떠나는 날까지
울고 절규하고 신음하는 우리의
얼굴만을 덮을 겁니다



-오늘 수업을 기억해라"




5.
"그냥 걸어라
맞춰서 걷는 거다
- 잘은 모르겠지만 말은 들었다
- 잘은 모르겠지만 말은 들었다
- 시(詩)라는 건 힘들다
- 시(詩)라는 건 힘들다
왼발, 왼발, 왼발, 오른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오른발, 왼발
왼발, 제자리 서! 고맙다
처음에는 각자 제멋대로 걷기 시작했다



핏츠군은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국 발을 맞췄다
카메론은 마음속으로 '내가 맞는 것일까? 아마 맞겠지'
'맞을 수 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고 생각했다
오버스트릿트군은 어떤 힘에 의해 이끌렸다

그래, 우린 그걸 안다
난 누굴 조롱하려고 여기온 게 아니다
일체감의 중요성을 보여주려고 온 거다
즉,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는 어렵다
여러분 중, 나라면 다르게 걸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대답하라
왜 나도 손뼉을 쳤지?

타인의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 하지만
자신의 신념의 독특함을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이상하다고 보든
나쁘다고 생각하든.

로버트 프로스트는 말하길
'숲 속의 두 갈래 길에서
난 왕래가 적은 길을 택했고
그게 날 다르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제부터 여러분도 나름대로 걷도록 해라
방향과 방법은 여러분이 마음대로 선택해라
그것이 자랑스럽던, 바보 같던
자, 걸어보아라
걷고 싶은 대로 걸어보라.
전통에 도전하라."







6.

여기저기서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리스는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을 달리 어쩌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할 뿐이었다.
녹스는, 종이를 펼치고 시를 읽기 시작했다.

'하늘은 크리스라는 소녀를 만들었네
그녀는 황금 머리칼과 피부를 가졌네
그녀를 만지는 순간 천국이 되네'






7.

"여러분,
부디 저희를 꾸짖지 말아 주세요.
용서해 주신다면 고쳐 나가겠습니다.
정직한 퍽이 약속드려요.

우리가 노력없이 얻은 과분한 운을 가졌다면
겸손한 자세로 고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퍽은 거짓말쟁이라고 불리겠죠.
그럼 여러분 좋은 밤 되세요.

이제 박수를 쳐주세요,
우리가 친구라면 말이에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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