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05
Books: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위지안
서른 살에 세계 100대 교수가 된 그녀
그러나,
인생의 정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녀가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일러두기.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이 책의 각 장에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들을 모아봤습니다.
프롤로그
지금 내가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서서
1.
암이란다. 얼마나 오래 살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다만 '어떻게 살아갈까?' 이 생각 하나만 남았다.
2.
"어째서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
사소해 보이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커다란 마음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을."
3.
어디선가 읽었던 구절을 생각해냈다.
"사람은 갑작스럽게 큰 고통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된다는 것을"
4.
그러나 삶의 끝에 와서,직접 부딪혀보고서야,
그 뻔한 한마디가 얼마나 무서운 진실인지 알게 되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보다,
곁에 있는 이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는 것이 훨씬 값진 일이라는 것을"
5.
왼쪽 양말과 오른 쪽 양말에 각각 두 개씩 글자가 프린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결하면 이런 글이었다.
"불리불기不離不棄. 헤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두 짝이 다 있어야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양말에, 이런 기막힌 글을 프린트 해놓은 사람은 누굴까? 나는 양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6.
"운명은 내 맘대로 바꿀 수 없지만 운명에 대한 나의 자세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
7.
나는 내 꿈을 이루고 나면 사랑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질 거라 여겼었다. 그러나, 내가 틀렸다.
"사랑은 나중에 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8.
처음에는 수시로 찾아오는 고통을 나 혼자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삶의 최후까지 혼자 싸우는 게 아니었다.
고개만 돌려보아도 바로 옆에, 그리고 뒤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9.
"정성이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매일 지속되는 사소함에 있다는 것을 그때까지 나는 알지 못했다."
10.
"불같은 사랑도 좋지. 그렇지만 잔잔한 사랑도 괜찮을 것 같아.
서로 균형을 잡으면서 오래갈 수 있으니까."
11.
결혼해서 몇 년을 함께 지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깨닫게 된다.
예전에 집착했던 그 모든 조건들이 죄다 의미 없는 고집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중요한 것은 단 하나뿐이다. 인생이라는 차가운 벌판위에서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존재,
그런 사람인가 하는 점.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까워지고 마침내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아집처럼 지니고 있던 전제 조건들을 하나하나 버리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12.
"자기 삶의 궤적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바람직한 변화를 줄 수 있다면,
이 세상을 손톱만큼이라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리라."
13.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것은 상대가 아닌, 자기 스스로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금 문득 든다.
"정말 사랑이라면 그걸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즐겁게 마음으로 전해지게 되는 것이니까."
14.
사람들은 대부분 '여행'이라는 단어를 '언젠가'로 연결시킨다.
'언젠가는 훌쩍 떠날 거야'라는 말로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훌쩍 흐른다.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해져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시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지금 나는 침대에 누워 창밖의 먼 길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일어나 걸을 수 있다면, 길이 끝나는 곳까지 쉬엄쉬엄 천천히 걸어가고 싶다.
나보다 더 긴 시간을 살아갈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라고. 시간이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고.
15.
추억이란 게 왜 그렇게 소중한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 서게 되면 누구나 아껴둔 식량처럼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하나씩 하나씩 음미하게 된다. 그런 음미를 통해 추억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삶의 또 다른 지혜를 얻는 것이다.
"나중에 더 많은 미소를 짓고 싶다면 지금 삶의 매 순간을 가득가득 채우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든."
두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서 다시 만난 것들
16.
추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후회하게 된다.
인생의 어느 순간, 당신은
그때까지 쌓아둔 추억 더미 속에서
삶의 의지와 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 거릴 수도 있다.
그 즈음에는,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추억이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값진 재산이라는 것을.
17.
"우리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이웃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사랑의 빚을 지며 살고 있다.
그러니까 행복한 것은,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이다."
18.
나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당당하게 맞서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불안 또는 두려움의 감정을 애써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알았어야 했다. 불안과 두려움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어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생은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이나 두려움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말 어른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감정을 창피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두려움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19.
어느 분야나 예외는 있을 수 없다. 실력의 끝마무리는 언제나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해 진정으로 열린 마음이 없는 한, 그저 '실력자'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 '최고'는 마음에서 다르다.
언제나 혼을 불어넣는 건, 상대를 위해주는 마음이니까.
결정적인 차이는 그 지점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20.
나는 병동의 누구 못지않게 고생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하나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불안과 두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머리를 똑바로 쳐들고 당당히 맞서면 생각했던 만큼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나는 또 한 번 성장했다.
21.
"나는 그동안 불투명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수많은 '오늘'을 희생하며 살았다. 저당 잡혔던
그 무수한 '오늘'들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
이제 나는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바친다.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이제 알 것 같다.
22.
어렴풋이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열어주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23.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자연히 뒤를 돌아보게 된다.
'어쩌다 이런 길로 들어왔을까?'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성공'을 위해 써야 한다고 믿는다면 누구든 한 번 쯤은 그런 막다른 골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다. 돌이켜보면 한 권의 책에 온전히 하루를 바치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을 찾기도 쉽지 않은데, 한참 동안 그걸 완전히 잊은 채 살았다.
"한 명의 은인이 나의 운명을 바꿔주는 것처럼, 한 권의 책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그렇다. 내 성취의 절반 이상은 내가 읽은 다양한 책들 덕분이었다. 왜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배은망덕하게.
24.
한발 물러나자 비로소 꽃과 구름과 바람이 보였다.
"하늘은 매일같이 이 아름다운 것들을 내게 주었지만 정작 나는 그 축복을 못 받고 있었다.
선물을 받으려면 두 손을 펼쳐야 하는데 내 손을 늘 뭔가를 꽉 쥐고 있었으니."
25.
나는 조금 일찍 알았어야 했다.
"내가 세상의 꼭대기에 서서 승승장구했을 때에도, 끝 모를 추락으로 시커먼 암연 속에 떨어졌을 때에도, 나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를 해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26.
"어쩌면 병이란, 우리가 평생 살아도 깨닫지 못할 그런 사랑을 일깨워주기 위한 가장 극단적인 처방일지도 모른다."
병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그보다 큰 행복을 발견하게 해준다.
우리는 그것을 은연중 인식하기에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삶을 쥐고 있는 손을 놓지 않는 것이다.
27.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언제나 충분히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홀히 하기도 하고 뒤로 미루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인생이란 여전히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할 수 있는 기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28.
눈앞의 어려움을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대처 방법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한사코 포기하거나 회피하려고 한다면 시련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반면 그것을 온전히 치러야 할 삶의 대가로 받아들인다면, 시련이 아니라 일종의 시험이 된다.
나는 오늘도 아프고 내일도 아플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런 나날들을 시련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 스스로 이 삶의 고삐를 움켜쥐고
마침내 내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한 시험이라고 부를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삶의 끝에 와서야 알게 된 것들
29.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삶의 시간이 멈추는 것보다
내가받은 사랑을 다 갚지 못할까봐, 그게 더 두렵다.
세상에 빚을 지고 싶지 않다. 사랑만 남겨두고 싶다.
30.
우리는 아직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우리 몸속에는 어쩌면 우주에 필적할 만큼 거대한 힘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런 불가사의한 힘이 기적을 일으키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기적은 꽤나 가까이에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대단한 것만을 기대하기 때문에 기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기적이 그 다음의 기적을 불러내지 못하는 것이다."
31.
"세상에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기억을 떠올려보라.
그 많은 손길들이 눈물을 닦아줄 것이다.
그 많은 눈들이 슬픔 아닌 다른 것을 보여줄 것이다.
그 많은 이야기들이 허전했던 가슴을 채워줄 것이다."
32.
상상도 못할 아픔과 바닥이 없는 공포, 여기에 목숨을 거는 모성(임신에서 출산까지의 모든 과정이 위험천만이다)으로 인해 당신은 비로소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의 드라마가 아닐까.
"그런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며 태어났으니, 우리는 모두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33.
물론 삶의 여정에는 크고 작은 파티가 하나씩 하나씩 이어진다. 화려한 불꽃과 아름다운 무대, 활기찬 음악과 춤. 그러나 파티가 끝나면 결국 혼자 어두운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생은 혼자 외로운 길을 걸어가도록 정해져 있으며, 누구나 어둠 속에서 고독한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34.
"먼 훗날 내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떠올리 때면, '최선을 다해 남겨진 시간을 즐겁고 활기차게 살았다'고 고개극 끄덕여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기억이 남은 이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욱 더 좋겠다.
병상에 누운 뒤로는 사람들로부터 오로지 받기만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내게는 여전히 남들에게 나눠줄 것이 남아 있었다.
삶에 대한 나의 자세, 즐거운 추억, 그리고 흐뭇한 웃음.
35.
언젠가 아이가 자라나 '엄마에게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아이가 평생에 걸쳐 되새기며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는 메시지.
그 메시지는 입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엄마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그러니 너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나는 비록 죽음과 가까운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다.
"운명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다 해도, 결코 빼앗지 못할 단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선택의 권리'일 것이다."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삶은 선택하는 최후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고통이 몰려와도, 설령 죽음보다 큰 고통이 나의 목을 조를지라도 결코 스스로 내 삶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
36.
주어진 수명이야 자기 의지로 컨트롤할 수 없겠지만, 살아 있는 순간을 어떻게 누릴지는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다.
"살 수 있는 날들을 가늠하며 애태우기 보다는 눈앞에 주어진 하루를 멋지게 살아가는 것이 훨씬 괜찮은 방법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슬픔마저 힘이 된다."
37.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이 세상에는 순도 100퍼센트의 수순한 절망이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짙은 절망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미세한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마음속에서 희망의 에너지를 찾아내어 다른 사람들의 좋은 에너지와 결합시켜 행운을 불러내는 것이다."
38.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일인 것 같다. 어떤 씨앗은 내가 심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뒤에도 쑥쑥 자라나 커다란 나무가 되기도 한다."
39.
"가진 것 하나 없고 인생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진들 어떠리. 넉넉한 마음만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40.
문득 옛날에 읽었던 루쉰 선생의 문장이 생각났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은 비참한 인생을 똑바로 쳐다보며,
뚝뚝 떨어지는 붉은 피를 외면하지 않는다.
슬프지만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때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비참한 인생이나 피를 외면하지 않는게 왜 슬프지만 행복한 일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은 불꽃놀이처럼 화려하지만 또한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로 비참하다.
루쉰 선생은 큰 소리로 우리를 일개우고 있는 것이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마지막까지, 고개 도렬 외면하지 않고 생을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에필로그
'어떤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난다'
* 위의 글은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위지안 지음/이현아 옮김, 예담출판사'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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